[글로벌 '맞짱 기업' 주가 리포트] 포스코 vs 일본 신일철주금, 철강 업황 살아났지만…엇갈린 주가

입력 2017-08-31 17:54   수정 2017-09-0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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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높인 포스코↑ 악재 겹친 신일철↓

포스코, 3분기 1조 영업익 기대
3년에 걸친 혹독한 구조조정…영업이익률 10.8% '세계 최고'

신일철, 2분기 흑자전환했지만…
자동차 강판 등 고부가제품 비중 낮아…도요타 공급가격 인하도 악재



[ 홍윤정 기자 ] 글로벌 철강업계의 라이벌인 포스코와 일본 신일철주금의 주가 행보가 한·일 양국 증시에서 엇갈리고 있다.


중국발(發) 구조조정 효과로 철강업황이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3년간 이어진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경쟁력을 회복한 포스코는 수혜를 보고 있다. 신일철주금은 철강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자동차용 강판시장에서의 주도권 상실, 수익성 악화 등의 여파로 올 들어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작년 조강 생산량 기준으로 포스코는 세계 5위(4219만t), 신일철주금은 4위(4571만t)에 각각 올랐다.

◆“하반기 철강업계 호조 지속”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포스코는 6500원(1.93%) 오른 34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포스코는 6월 하순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하반기 들어 19.68% 올랐다. 중국 공급과잉 여파에 따른 산업 구조조정 등의 요인으로 작년 한 해 글로벌 철강업종 주가는 ‘바닥’을 기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공급 규제가 효과를 보이기 시작한 데다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글로벌 철강 가격의 벤치마크라고 할 수 있는 중국 열연 가격은 올 한 해 약 10% 올랐다.

업황 호조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포스코는 올 2분기에 979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4.3% 늘어난 규모다. 증권사들은 포스코가 3분기에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일철주금도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올 2분기 665억엔(약 678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73억엔 적자를 냈다.

연말까지 업황 전망도 밝다. 중국 정부는 하반기 중 환경 오염물질 배출허가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환경 정화 시설을 갖추지 않은 철강설비의 퇴출이 추가로 이뤄질 것으로 보여 공급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약 5000만t의 철강 생산 설비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인프라 투자 확대로 철강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이광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중국이 당분간 철강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기조를 바꾸지 않을 것 같다”며 “공급과 수요 양쪽에서 긍정적 요인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이 가른 주가

업황호조에 따른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신일철주금은 올해 도쿄증권거래소에서 0.67% 오르는 데 그쳤다. 올해 33.39% 오른 포스코와 대조적이다. 신일철주금은 31일 2624.5엔으로 장을 마쳤다.

신일철주금이 힘을 못 쓰는 요인으로는 수익성 부진이 첫 번째로 꼽힌다. 작년에 영업손실을 낸 신일철주금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률이 4.6%에 그쳐 경쟁사인 포스코(6.1%)에 뒤졌다. 포스코는 작년에 글로벌 철강기업 중 최고인 10.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신일철주금의 수익성 개선 속도가 느린 건 급성장 중인 자동차 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일철주금의 전체 철강 판매량에서 자동차 강판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으로 포스코(25%)보다 낮다.

최대 고객 중 하나인 자동차 회사와의 가격주도권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다. 신일철주금은 도요타와의 철강 공급 가격 협상 결과에 따라 자동차 강판 가격을 최근 인하했다. 이게 악재로 작용하면서 주가가 조정을 받기도 했다.

반면 포스코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의 생산·판매전략을 채택한 게 주요해 수익성과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 한때 71개까지 늘어났던 포스코 국내 계열사는 2014년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매각과 합병 등을 거치면서 지난 3윌 말 기준 38개로 정리됐다.

2014년 말 88.2%였던 부채비율은 올 2분기 말 기준 69.6%로 줄었다. 2010년 이후 최저다. 이 연구원은 “포스코는 구조조정 등을 통해 업황 개선에 따른 긍정적 영향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토양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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