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중국 인터넷 공룡' 텐센트, 세계 시장서도 통할까

입력 2017-08-31 19:42   수정 2017-09-01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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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
우샤오보 지음 / 원미경 옮김 / 처음북스 / 512쪽 / 2만원



[ 양병훈 기자 ] 중국의 국력이 수십 년 내에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때가 되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가 ‘세계 최고 정보기술(IT)회사’라는 타이틀을 중국 기업에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가 중국 IT기업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은 페이스북에 대해 알고 있는 것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중국에는 1998년 창립돼 급격히 성장한 공룡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있다. 중국 우위의 시대에 인터넷 지배자가 바뀐다면 이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텐센트는 어떤 회사일까.

중국 경제저술가 우샤오보는 《텐센트》에서 이 회사의 창립부터 현재까지를 꼼꼼하고 깊이 있게 그린다. 저자에 따르면 텐센트도 처음에는 다음날의 상황이 보이지 않을 만큼 위태로운 벤처기업이었다. 사업 아이템 선택에 실패해 위기를 겪기도 하고 다른 기업의 견제를 받아 법적 분쟁에 휘말리기도 했다. 2000년 나스닥 주가 폭락 때는 상장폐지 직전까지 갔다.

텐센트는 투자자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살아난 뒤 차별화된 비즈니스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텐센트가 2005년부터 제공하기 시작한 디지털음원 서비스 QQ뮤직이다. 당시 중국은 불법 음원의 천국이었다. 텐센트는 음악을 듣기 위해 돈을 내 본 적이 없는 중국 네티즌에게 돈을 받으려 했다. 텐센트는 QQ공간(텐센트가 운영하는 개인 블로그 플랫폼)의 배경음악으로 음원을 판매하는 전략을 세웠다.

당시 이 서비스를 주도한 텐센트의 한 팀장은 “한 가정에 손님이 방문하면 음악으로 환대하는 건 흔히 볼 수 있는 에티켓”이라며 “사람들이 이를 위해 음악을 구매하고 싶어 하는 동기가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런 전략은 주효했다. QQ뮤직은 중국 시장에 안착했다. 이후 디지털 음원 발매, 온라인 콘서트 등 다른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며 더 많은 수익을 창출했다.

텐센트는 다른 비즈니스 부문에서도 다양한 혁신을 시도하며 무섭게 성장했다. 텐센트가 하는 사업은 매체, 게임, 전자상거래, 전자 금융, 클라우드 등 인터넷과 관련된 전 분야에 걸쳐 있다. 텐센트 창업자 마화텅은 최근 알리바바 창립자 마윈을 누르고 중국 최고 부호 자리에 올랐다.

중국의 인터넷이 세계에서 독립된 독특한 시장이라는 점은 변수다. 구글은 중국에서 쫓겨났고 페이스북은 유창하게 중국어를 배우고도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텐센트가 어떻게 세계 시장으로 발돋움할지 이 책을 통해 유추해보는 재미도 있다. 저자는 “텐센트는 아직 각종 논쟁의 한복판에 놓여 있으며 그 열기는 조금도 식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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