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대응에 서툴렀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혜훈 대표가 사기꾼에게 당했다는 것에는 당내 이견이 없다”(바른정당 소속 A 의원)
“이 대표가 해명과 법적 대응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바른정당 당직자)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의 금품수수 의혹이 YTN을 통해 보도된 지 하루가 지난 1일, 바른정당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하루를 보냈다. 활발한 대외행보를 해왔던 이 대표는 이날 공식행사인 정기국회 개원식에만 참석했을 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대표 주관으로 이날 열기로 했던 소속의원 만찬도 취소됐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변호사 등을 만나며 후속대응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며 “3선 중진의 관록이 있는 이 대표를 믿고 기다려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날 경기 파주 홍원연수원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도 정책 논의만 이어갔을 뿐 이 대표와 관련한 언급은 참석자 누구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국회를 목전에 두고 ‘캐스팅보트’정당으로서 화력을 높이자고 결기를 다지던 바른정당에게는 예상치 못한 난관임에 분명하다.
이 대표가 리더십에 상처를 입으면서 자연스럽게 바른정당 창업주 격인 김무성 의원에게 눈과 귀가 쏠리는 분위기다. 공동 창업주 격인 유승민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경제학자 라인의 ‘직계 후배’인 이 대표의 일에 ‘노코멘트’를 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연찬회에서 자유한국당 중진인 정진석 의원과 함께 만든 의원연구모임 ‘열린토론 미래’에 대해 동료 의원들에게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국당·바른정당 의원들이 함꼐 참석하는 모임인 만큼 양당 통합 논의의 장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세간의 지적에 대해 “어떻게 통합논의를 나 혼자 할 수 있겠나. 문재인 정부의 포퓰리즘을 막겠다는 의도의 순수한 의원 연구모임일 뿐이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금품수수 의혹의 댓가성 여부를 놓고 사업가 옥모씨와 법적 공방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고 상처난 리더십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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