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연계채권 등 구조화 채권도
주식시장이 북한 미사일 발사에 따른 전쟁 발발 우려로 큰 폭의 조정세를 보이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부동산시장도 정부의 8·2 대책 발표 이후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그렇다고 정기예금에 자금을 묶어두기엔 낮은 금리 수준으로 인해 세금을 제외하고 나면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기도 버겁다.
이런 상황에서는 시장 변화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상품을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되는 상품들은 안정성과 수익성을 개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식과 채권 중간단계 성격의 증권에 투자하는 메자닌펀드가 대표적이다. 주로 중순위 이하 인수금융, 전환사채(CB) 교환사채(EB)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비롯해 원금 보장 옵션이 있는 사모투자 분야에 투자한다.
과거엔 대부분 블라인드 투자 방식으로 이뤄졌지만 최근엔 프로젝트 투자 형태의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블라인드 투자는 미리 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자금을 모은 뒤 전환사채 등을 편입하는 방식이다. 이에 비해 프로젝트 투자는 미리 어떤 기업의 전환사채를 편입할지가 정해져 있다. 고객이 펀드에 편입되는 기업을 미리 인지한 뒤 자금을 모집하는 방식으로 최근 시장에서 발행 물량이 늘고 있다.
신용연계채권(CLN)도 작년부터 시장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기업 신용도를 믿고 투자하는 상품으로, 발행기업의 신용사건(파산, 지급불이행, 채무재조정)이 발생하지 않으면 약정된 이자를 지급하는 형태다. 채권 투자와 신용부도스와프(CDS)를 결합한 구조로 채권 이자와 신용사건이 발생할 위험을 인수한 대가인 보험료를 함께 받을 수 있어 수익률이 높아진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전자 단기사채 최고등급 발행물의 금리는 현재 연 1.5~1.6% 사이에서 움직이는 데 비해 신용연계채권은 높은 신용도(AAA)에도 불구하고 연 2.5% 전후의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글로벌 유명 펀드에 투자하지만 만기를 2년 이상 유지하면 만기 시점에 금융시장에 최악의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원금은 보장해주며, 일반적인 경우엔 글로벌 펀드의 운용 성과를 공유해 연 4~7% 수익을 목표로 하는 펀드 구조화 상품도 있다. 구조화펀드란 투자자의 요구에 맞춰 실물 주식(공매도 포함), 상장지수펀드(ETF), 선물 및 옵션 거래 등을 유연하게 조합해 운용한다. 이 때문에 손실 위험을 피할 수 있고 투자자가 원하는 수익을 근접하게 달성할 확률이 높다.
이런 상품의 특징은 사모(私募) 형태로 판매되며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한다는 게 특징이다. 사모 투자는 일반공모형 상품보다 투자자 모집이 쉽고 운용방식에 제약이 덜하기 때문에 고객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다.
이들 상품은 최소 2년에서 3년 정도의 투자 기간을 필요로 한다. 2~3년의 투자기간을 설정함에 따라 운용의 안정성을 한층 강화해 장기적인 목표 수익률 달성에 주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단기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상품을 찾기보다 투자 수익률 기대치를 조금만 낮추고, 장기적인 안목과 상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여유를 가지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다.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지만 불안의 최정점은 지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좋은 상품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김영각 KB증권 WM스타자문단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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