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태윤 산업부 기자) 올 하반기 채용시장의 화두는 ‘블라인드 채용’입니다. 공공기관들은 이달까지 지역 출연기관까지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키로 했습니다. 블라인드는 가린다는 뜻이죠. 채용시 지원자의 학력, 학교, 학점, 전공, 주소지, 연령, 성별 등 지원직무와 무관한 스펙을 가리고 오로지 지원자의 역량을 보고 뽑는 채용방식을 말합니다. 이런 이유로 대기업은 매년 수만명의 지원자에 이공계 중심의 채용이 많아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현대자동차는 수시채용을 블라인드 방식으로 뽑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현대모비스가 대기업 중 처음으로 공채때 블라인드 방식으로 뽑겠다고 발표하고 채용공고를 냈습니다. 바로 ‘미래전략전형’ 채용입니다. 지원자격은 △특정분야 전문성을 가진 인재 △독창·창의적 신사업 아이디어를 가진인재로 수상내역,신문기사 등 전문성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면접에선 자신의 전문분야와 아이디어를 가지고 PT를 해야 합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스펙과 무관하게 자유로운 생각과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를 확보해 회사 미래 성장의 핵심인재로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전문분야라 하면 아이디어 경진대회나 해킹대회 수상경력을 말합니다. 학업이외 다른 분야에 집중해 성과를 낸 인재는 스펙을 보지 않고 뽑겠다는 겁니다. 궁금해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항목을 한번 살펴봤습니다.
우선 이력서를 한번 보겠습니다. 이력서의 필수기재 사항은 △이름 △생년월일 △국적 △주민등록지 △현주소 △이메일 △연락처 등 7가지 였습니다. 현대모비스의 일반 대졸공채와 대조적입니다. 일반 공채의 경우는 위의 7가지 항목이외에 △보훈 △장애 △병역 △학력 △전공성적 △연구실 △전공과목에 성적증명서를 첨부해야 합니다. 여기에 석박사는 논문실적을 제출해야 하며, 수상경력과 공인외국어성적도 내야 합니다.
현대모비스 블라인드 채용의 자기소개서 항목은 △자신이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창의성을 보여줄 아이디어 △현대모비스 입사후 잘 할수 있는 분야 등 3개였습니다. 이에비해 일반공채의 자소서는 △지원직무에 대한 이해와 해당분야에 적합한 사례 경험 △삶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4글자로 표현 △한문장으로 본인을 간략히 PR하시오 등이었습니다. 확실히 공채에선 스펙부분으로 지원자의 능력을 평가할수 있었기에 자소서에서는 직무이해도와 가치관에 물었던 것 같습니다.
취준생들은 “현대모비스의 블라인드 채용은 문턱이 너무 높다”고 말합니다. 아이디어 경진대회나 해킹대회 우승자가 되려면 상당한 수준의 실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2017년 하반기 블라인드 취업도 쉽지만은 않네요. (끝) /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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