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선 인터플렉스·비에이치
올해 영업이익 흑자전환 예상
기관·외국인, 동시에 사들이는 SK하이닉스·롯데케미칼도 주목
[ 윤정현/은정진 기자 ]
북한의 핵위협으로 ‘안개’가 짙어진 주식시장에서 ‘큰손’들은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기반으로 옥석가리기에 한창이다. ‘옥(玉)’으로 선택받은 종목들은 조정장에서도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이며 단단한 맷집을 자랑하고 있다. 올해 흑자로 전환하거나 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턴어라운드주로의 자금 쏠림도 확연하다.
◆조정장서 가려지는 옥석
지난달 30일(2372.29) 2370선을 웃돌았던 코스피지수는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강행 여파에 1% 넘게 떨어진 4일에 이어 5일도 3.03포인트(0.13%) 내린 2326.62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장 시작과 함께 0.47% 오르며 출발했지만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2109억원)가 커지면서 하락 반전했다.
지수 하락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사자’에 나서는 종목은 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실적 개선 추세가 뚜렷하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저평가된 종목들이다. 증권업계에선 “조정장에서 큰손들의 활발한 옥석가리기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지수가 45포인트가량 떨어진 최근 4거래일간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장바구니에 담은 종목은 엔씨소프트 SK하이닉스 롯데케미칼 삼성SDI 등이다. 업황 개선 등의 요인으로 연말까지 실적 전망이 긍정적인 종목들이다.
외국인은 엔씨소프트(802억원)를, 기관은 SK하이닉스(1071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덕분에 두 종목 주가는 조정장 속에서도 상승세를 탔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17억원, 357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롯데케미칼(5일 종가 41만1500원)은 연일 최근 1년 내 최고가를 찍고 있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면 펀더멘털을 보고 투자하는 경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턴어라운드주 대안으로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되면서 올해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종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 2분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코스모화학(최근 2개월 주가 상승률 25.48%) LG이노텍(11.91%) 엘오티베큠(10.19%) 등 턴어라운드주들은 8월 조정장을 거치면서도 선방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SDI 씨에스윈드, 코스닥시장에서는 인터플렉스 비에이치 등의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SDI는 지난 2분기 5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7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갤럭시노트8을 앞세워 3분기도 흑자 기조를 이어 가 올해 15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9263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냈다. 최근 한 달간 삼성SDI 분석 보고서를 낸 증권사 6곳 중 5곳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애플 아이폰8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용 연성회로기판(FPCB)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인터플렉스와 비에이치가 대표적인 턴어라운드 기대주다. 인터플렉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548억원이다. 추정치대로라면 지난해까지 4년간 이어온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게 된다. 비에이치는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593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기술(IT)업종 외에서는 대한광통신(통신장비), 도이치모터스(자동차), 필링크(신재생에너지 시설) 등이 턴어라운드주로 꼽힌다. 최근 두 달간 대한광통신과 도이치모터스 주가는 54.1%, 13.1% 올랐다. 필링크도 30.1% 뛰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실적 개선이라는 방어벽을 확보한 턴어라운드주가 투자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은정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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