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명품 항공기 개발 열정 식지 않도록 해야

입력 2017-09-05 18:15  

F16도 40년 성능개선 거쳐 탄생
국산 T50·수리온도 성능 지속 개량
민관 힘 합쳐 수출산업화 지원해야

이재우 < 건국대 교수 ·항공우주학회 부회장 >



미국 고등훈련기 사업자 선정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일반 국민들도 이 사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경제적 효과와 일자리 창출 측면뿐만 아니라 항공기가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항공우주산업은 국력의 상징이며 군용기, 미사일 등 국방 분야에 미치는 역할이 크다. 기술도 파급돼 민간 산업의 경쟁력도 높인다.

그동안 우리 항공우주산업은 기본훈련기, 고등훈련기, 미사일 등 군용 개발을 중심으로 비약적인 기술 발전을 이뤄왔다. 이를 기반으로 초음속 전투기 개발과 첨단 무인기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항공기 개발 경험이 많지 않은 탓인지 적지 않은 오해가 발생하고 있다. 군용 항공기는 비행시험 등을 통해 성능과 운용성을 점검해 실전 배치하고, 초기 운용 시 크고 작은 문제점은 지속적인 설계 수정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며 명품으로 진화를 거듭한다.

미국 록히드마틴의 대표적 전략기종인 U-2와 SR-71도 운용 배치된 이후 지속적인 설계 변경이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투기 F-16은 처음 배치 이후 40년간 문제점을 해결하고 지속적인 성능 개선을 통해 명품 전투기로 거듭났다. 현재 미 공군의 차세대 고등훈련기 사업에 유력 기종으로 경합 중인 T-50 고등훈련기도 실전 배치 이후 여러 기술적 문제를 해결해왔다. 비행조종컴퓨터, 항전소프트웨어 등 핵심 기술의 국산화도 양산 후 이뤄졌다.

국산 첫 헬기인 수리온은 획득 결정이 지연되면서 6년여 만에 개발을 완료해야 하는 촉박한 일정으로 추진됐다. 최근 수리온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결빙, 동체 진동, 누수 문제는 대부분 해결됐거나 추가 확인시험이 예정돼 있다. 로터, 트랜스미션, 주기어 박스 등 미확보 기술은 T-50과 마찬가지로 추가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연구개발(R&D) 풍토는 독창적이고 획기적인 성능을 갖춘 무기 개발보다는 안전하고 보수적인 개발로 치우치게 만든다. 방위산업은 이제 국내 수요만으로는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기계, 전자, 항공, 정보기술(IT)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대한민국의 방위산업을 제대로 관리하고 육성한다면 방위산업 선진국 위상을 갖출 것이다. 치열한 방산 수출 경쟁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창의성과 성능우수성을 바탕으로 한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방위사업청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기술관리 전문인력을 보강하고 투명성을 전제로 최대한의 업무자율성을 보장하는 사업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수리온 헬기의 부실 개발 논란과 기업의 경영 비리에 대한 일련의 보도를 지켜보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혜안과 노력이 절실함을 느낀다. 올해 말 38조원에 달하는 미 공군 훈련기사업은 국내 항공·방위산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 차원의 수주 노력이 필요하다.

100년이 넘은 항공기 개발 역사는 수많은 영웅들의 희생과 개발 실패를 극복하는 과정이었다. 명품 항공기는 운용상의 문제점들을 해결하면서 탄생한다는 것을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지금도 항공에 꿈을 갖고 최고의 항공기 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연구원들의 열정이 식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제 막 기지개를 켠 우리 항공산업이 수출 한국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정부 당국과 학계, 항공산업계는 긴밀하게 협력해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하겠다.

이재우 < 건국대 교수 ·항공우주학회 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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