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국부펀드, 일본 ·신흥국 채권서 발 뺀다

입력 2017-09-0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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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유로화 채권 위주로 투자


[ 이상은 기자 ]
세계 2위 연기금인 노르웨이국부펀드(GPFG)가 회사채와 엔화·신흥국 통화 표시 채권의 투자 비중을 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원유생산 리스크 헤지라는 원래 목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노르웨이중앙은행 소속 GPFG 최고운용책임자들은 4일(현지시간) 채권 투자 벤치마크 구성 대상을 만기 10년 이하인 달러·유로·파운드화 표시 국채로 제한하자는 제안서를 노르웨이 재무부에 보냈다.

GPFG는 전체 자산 8조200억크로네(6월 말 기준, 약 1164조원) 중 65.1%를 주식에, 32.4%를 채권에, 2.5%를 부동산 등에 투자하고 있다. 채권 투자액 2억5970억크로네(약 376조4000억원) 중 국채 비중이 약 70%, 회사채 비중이 30%다. 원화 등 신흥국 통화 표시 채권 투자 비중은 12% 선이다. 엔화 표시 채권과 만기가 10년을 초과하는 국채 등까지 포함하면 벤치마크 변경으로 영향을 받는 채권 비중은 약 40%에 이를 전망이다. 다만 벤치마크에서 제외되는 대상에도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관련 투자가 즉각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GPFG가 채권 투자 벤치마크를 바꾸려는 이유는 주식 투자 비중을 70%까지 높이기로 한 가운데 채권까지 다변화해서 투자함으로써 얻는 리스크 감소 효과가 별로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산유국인 노르웨이는 원유 및 가스전에서 나오는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에너지 가격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GPFG를 통해 세계에 분산 투자하고 있다. 수익률을 높이는 것보다 리스크 헤지가 목적이다.

GPFG는 주요 통화인 엔화 표시 채권도 벤치마크에서 제외하려는 이유로 관련 시장이 크긴 하지만 다른 통화에 비해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꼽았다. 또 신흥국 통화 표시 채권의 25%를 차지하는 한국 원화는 미 국채와 명목금리가 비슷한 수준이어서 분산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연 2%대 초반으로 미 국채와 거의 비슷하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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