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복권 인터넷 판매' 카드 만지작거리는 日정부

입력 2017-09-06 07:39   수정 2017-09-06 07:52

일확천금을 노리는 심리가 존재하는 것은 일본이라고 다를 것이 없어 보입니다. 일본 역시 다른 나라들처럼 주요 도시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복권 판매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확률적으로 ‘돈을 날리는 짓’이라는 알면서도 ‘1주일의 행복’을 위해 복권을 구입하는 수요가 적잖게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인생 한방’외엔 다른 길이 없다고 여기는 사람이 그만큼 존재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일본 정부는 복권 판매를 인터넷으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복권 판매액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은 2018년도부터 모든 복권의 인터넷 판매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검토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복권은 지방자치단체의 공공 사업이나 복지시책 등의 주요 재원이 되고 있습니다. 판매총액 중 당첨금과 경비를 제외한 약 40% 정도가 수익금으로 지자체에 납부된다고 합니다. 저출산·고령화 대책이나 방재대첵, 공원정비 등에 수익금이 주로 쓰인다고 합니다.

그런데 복권 판매액이 빠르게 줄고 있습니다. 지난해 일본내 복권 판매액은 8452억엔(약 8조5000억원)으로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이래 18년만에 8000억엔대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2005년 판매액이 1조1047억엔에 달했던 것을 고려하면 하락폭이 적지 않습니다. 복권 판매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젊은 층이 복권을 사지 않기 때문이라네요.

복권을 판매하는 전국 각 지자체는 판매액을 늘리기 위해 동영상 사이트나 SNS 등을 활용,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고 합니다. 2011년 1등 전후상을 합해 당첨금이 5억엔(약 50억 원)에 달하는 그린점보복권을 발매하고, 2015년에는 1등 전후상이10억엔(약 100억원)인 연말 점보복권을 내놓는 등 당첨금액을 높였지만 잠시 반짝인기에 그칠 뿐 복권 매수세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복권을 사기 쉬운 환경을 조성해 복권매출 신장을 놀려 지자채 재원을 안정화하겠다는게 일본 정부의 속내라고 합니다. 결국 손에 만지작거리는 ‘카드’가 복권의 인터넷 판매라고 합니다.

과연 일본정부가 세수확대를 위해 복권의 인터넷판매라는 유혹에 넘어갈까요. 또 인터넷으로 판매한다면 생각처럼 복권판매는 크게 늘어날까요. 그리고 벼락맞을 확률보다 적다는 거액의 당첨금을 얻는 ‘행운아(?)’도 늘어날까요. 그들은 정말 행복한 삶을 살아갈까요. 아니면 사회적으로 ‘복권폐인’만 양산되는 것일까요. 복권과 관련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집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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