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대구 수성구 투기과열지구 지정 첫날…아파트 분양권 3000만원 뚝

입력 2017-09-06 18:31   수정 2017-09-07 07:15

분당 중개업소 매매 문의 0
대구선 계약 취소 잇따라



[ 김형규/설지연 기자 ]
“기자님한테 연락 온 게 오늘 첫 전화예요.”(경기 성남 분당신도시 정자동 럭키공인 윤일성 대표)

투기과열지구 추가 지정 효력이 발생한 6일 경기 성남 분당구와 대구 수성구 일대 중개업소는 개점휴업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내방객과 문의 전화가 끊기다시피 했다. 수성구 외곽에선 예정된 계약이 취소되는 사례도 속출했다.

분당구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어제부터 이틀 내내 파리만 날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매도·매수인이 모두 관망세로 접어들면서 문의가 뚝 끊겼다. 정자동 럭키공인의 윤일성 대표는 “대출 매도 매수 등의 문의가 전혀 없고 찾아오는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며 “오늘 수화기 들어본 게 지금 통화가 전부”라고 말했다.

동판교 일대 중개업소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백현동 대우공인의 백지안 대표는 “어제 급매물건을 찾는 전화 두 통을 제외하고는 전화 문의가 없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일선 중개업소들은 추석까지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매수예정자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인 데다 긴 연휴까지 겹쳐서다.

대구 수성구에선 갑자기 줄어든 대출 한도 탓에 계약 취소 사례가 잇따랐다.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대출 한도가 40%로 낮아지자 자금 계획이 틀어진 일부 매수 대기자가 계약 의사를 번복했다. 시지동 B공인 관계자는 “경산에서 시지로 이사오려고 날짜 다 잡고 계약하려던 매수자가 대출이 준다고 하자 취소했다”며 “안동 등에서 수성구 외곽으로 진입하려던 몇몇 대기자도 가격이 더 떨어지길 기대하며 매수 의사를 거뒀다”고 전했다.

경신고, 대륜고 등 명문고교가 있어 학군수요가 풍부한 범어동, 만천동 등 인기 주거지역도 매도·매수 문의가 사라진 조용한 분위기였다.

범어동 T공인 관계자는 “다주택자는 버티는 분위기라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며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가 금지되면서 정비사업이 늦어질 것을 걱정하는 이가 많다”고 말했다. ‘범어센트럴푸르지오’ 등 일부 분양권 호가는 하루 만에 3000만원가량 내렸다.

범물동 S공인 관계자는 “수성구 중에서도 범어동, 만천동, 수성3가 등 일부 지역만 집값이 고공행진했던 것”이라며 “나머지 외곽 지역은 집값 변동도 거의 없었고 실수요 위주로 돌아가는 평범한 동네였는데 다같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주장했다.

김형규/설지연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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