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프리미엄 맥주 에비스가 국내에 상륙했다. 하지만 국내에 판매 중인 수입맥주들보다 배 가까이 비싼 가격표를 붙이면서 가격 경쟁이 한창인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엠즈베버리지는 일본의 프리미엄 맥주 브랜드 에비스(YEBISU)를 국내에 정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에비스가 일본 외 지역에서 판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격은 500ml 캔이 4700원, 350ml 캔이 3900원으로 책정됐다. 앞서 한국에 진출한 아사히나 산토리 등의 일본 맥주에 비해 높은 가격이다.
이종완 엠즈베버리지 대표는 "에비스맥주는 수퍼 프리미엄 브랜드"라며 "출시 초기에는 가격 할인 프로모션을 하지 않고 시음행사 위주로 에비스의 맛을 알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4캔에 1만원이 기준이 된 국내 수입 캔맥주 시장에서 1캔에 4700원이라는 가격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에비스의 현지 마트 가격은 500ml 기준 260엔 정도로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와 비슷하다.
국내에서도 5000원 이상의 고가로 팔리는 맥주들이 있지만 이들은 대부분 독특한 타입의 크래프트 비어다. 일반적인 라거 타입인 에비스가 어필하기는 어려운 시장이다.
에비스 관계자는 "에비스는 다른 프리미엄 맥주보다 고가의 홉과 맥아를 사용해 원가가 높은 편"이라며 "일본은 맥주에 양에 따라(종량세) 세금을 붙이지만 한국은 출고가 기준으로(종가세) 세금을 붙이기 때문에 가격이 크게 오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맥주업계에서는 에비스가 결국 가격 할인 행사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 경쟁력은 물론이고 마트나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의 요구를 거절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역시 2011년 론칭 때 가격을 4300원으로 책정했지만 연이은 할인 행사로 몸값을 낮추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격에 구애받지 않는 마니아를 위한 것이라면 모를까 시장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라면 이 가격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며 "분위기를 보다가 묶음 판매 등 할인 행사를 진행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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