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IZ School] 자화자찬은 금물… 감동 주는 공헌활동이 박수 받아

입력 2017-09-07 16:35  

Let"s Master (2)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잘할 수 있는 분야 선정
기업의 다양한 자원 투입
소비자의 '마음' 얻어야

김도영 < CSR포럼 대표 dykim99@nate.com >




영화 ‘파파로티’ 마지막 부분에서 조폭 출신 성악가 지망생 장호(이제호 분)가 깡패들에게 맞아 만신창이가 된 얼굴로 콩쿠르 무대에서 눈물을 흘리며 열창하는 인상적인 장면이 나온다. 이때 부른 곡이 ‘공주는 잠 못 이루고’라고 번역된 ‘네순도르마(Nessun Dorma)’다.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 칼라프 왕자의 아리아다.

절세미인이지만 청혼하는 왕자가 수수께끼를 풀지 못하면 처형해 버리는 얼음같이 차가운 중국 황제의 딸 투란도트. 12명의 왕자가 도전에 실패해 목숨을 잃었지만 타타르 왕국의 왕자 칼라프는 수수께끼를 다 풀어낸다. 한술 더 떠 “내일 새벽까지 내 이름을 알아내시오. 맞히면 그대의 승리, 원한다면 내가 죽으리라”며 목숨을 건 제안까지 한다. 새벽이 될 때까지 공주는 왕자의 이름을 알아내지 못한다. 승리를 확신한 왕자가 부른 노래가 네순도르마다.

정한 규칙에 따라 칼라프 왕자는 투란도트와 결혼하고 중국 황제 자리를 물려받을 수 있게 됐다. 진정한 사랑을 확인하고 싶은 왕자는 동트기 전 몰래 공주를 찾아가 사랑을 고백하고 자신의 이름을 알려준다. 날이 밝고 심판의 시간이 됐다. 공주가 왕자의 이름을 말하기만 하면 왕자는 처형당할 것이다. 공주는 황제에게 자신이 찾은 답을 소리 높여 외친다. “이 젊은이의 이름을 알아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랑(Amor)!” 오페라 투란도트는 이렇게 극적인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우리 기업들은 사회공헌을 열심히 한다. 외환위기 이후인 2000년대 초반부터 대기업들은 전략적 사회공헌을 시작했다. 2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사회공헌 지출 규모나 자원봉사 참여 시간, 지원제도 등에서 다른 나라 기업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 정도 노력이면 당연히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어야 한다. 그런데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기업호감지수(CFI)를 보면 2010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기업호감지수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 중 하나인 ‘사회공헌’이 ‘윤리경영 실천’과 함께 제일 낮은 점수를 받고 있다.

사회공헌은 어떻게 해야 할까.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먼저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알아야 한다. 여기서 상대방은 기업이 사회공헌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인정받아야 하는 주요 이해관계자를 뜻한다.

둘째, 칼라프 왕자처럼 상대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상대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운명 공동체로 함께하기 위한 마스터키는 ‘사랑’이다. 우리가 진심으로 마음을 나누는 사람을 떠올려보면 하나같이 우리를 위해 자신이 가진 시간, 정성, 돈, 심지어 삶까지 내놓는 사람이다.

기업이 이해관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주고 싶은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줘야 한다. 사회공헌 영역에서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사회적 가치 창출’이다. 기업이 얼마나 많은 재원을 내놓았는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떤 사회적 가치를 얼마나 창출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문제 중 해당 기업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대상과 영역을 선정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재원 즉 예산, 시설, 네트워크, 노하우, 인력 등을 적극적으로 내놓아야 한다. 그리고 사회문제에 대한 전문집단인 비영리단체(NPO 또는 NGO), 정부와 손잡고 새롭고 혁신적인 사회문제 해결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노력을 통해 우리 사회를 얼마나 변화시켰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차별적인 사회공헌 사업을 기획하기 위한 대략적인 과정을 보면 다음과 같다. △사회문제에 대한 통찰과 이해 △자기 기업의 특성을 연계한 사회문제 영역과 대상 선정 △파트너십 구축 △사회문제 해결의 새로운 모델 개발 △경영진의 이해와 적극적인 지지 △지속적인 추진 및 개선 △적절한 커뮤티케이션.

마지막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은 ‘우리 기업이 이렇게 잘했어요’가 아니라 ‘우리가 고민한 사회문제 해결 모델이 이렇습니다. 새로운 방법을 함께 찾아갑시다’란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 이같이 기업 사회공헌에 대한 관심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모델 개발과 혁신적인 사회가치 창출에 집중할 때 소비자는 기업 사회공헌 활동의 진정성에 공감할 것이다.

김도영 < CSR포럼 대표 dykim99@nat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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