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19명 최다…서부발전 17명
[ 박종필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공공기관 25곳에서 세운 출자회사에 최근 3년간 모회사 퇴직자 97명이 재취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해 ‘신이 내린 공기업’으로 불리는 발전 관련 공기업 임직원들이 퇴직 후에도 자리를 ‘보장’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신문이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곽대훈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에게 제출한 산업부 자료를 단독 입수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공기업 퇴직자가 산하 출자회사에 재취업한 경우는 한전이 19명, 서부발전 17명, 남부발전 16명 순으로 나타났다. 한전 및 발전 5개사의 재취업자 수가 76명에 달해 전체 재취업자의 80%를 차지했다.
공기업(기관)들이 세운 출자회사는 315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업들이 30억원 이상 출연했거나 총자본비율의 10% 이상 지분을 출자한 곳이다. 출자회사 수도 한전이 53개로 가장 많았고, 광물자원공사 43개,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 각각 29개, 한국남동발전 27개, 한국남부발전 22개 순이었다.
공기업 출자회사들의 부실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출자회사 가운데 절반이 넘는 161개가 ‘경영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3년 연속 적자이거나 부채비율이 200% 이상 또는 기업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경우가 142개, 자체 정리 방안을 추진 중인 회사가 19개였다.
곽 의원은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들이 엉터리 사업 분석으로 출자회사를 만들어 국민 세금을 낭비하고, 퇴직자를 출자회사에 재취업시키는 악성 관행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감독기관의 철저한 감독과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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