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디자인 <215> 100세 시대, 길어진 노년기…중산층도 '노후빈곤'에 대비해야

입력 2017-09-10 14:24  

류재광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


의료기술이 발달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대수명이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970년 남성의 기대수명은 58.7세로 60세에 미치지 못했지만 2015년에는 79세로 늘었다.

지금의 중장년층은 어릴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 태어나는 아이들은 성인이 된 뒤에도 할아버지와 시간을 함께한다. 증조할아버지가 살아 계신 집도 많다. 기대수명이 증가했다는 것은 생애주기에서 그만큼 ‘노년기’가 길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60세 이후 노년기가 10~20년에 불과했지만, 앞으로는 30년에서 많게는 40년을 더 살아야 한다. 이렇게 노년기가 길어지면 인생에 어떤 위험이 생길까.

‘노인대국’ 일본을 보면 앞으로 찾아올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의 기대수명은 2016년 기준으로 남성 80.9세, 여성 87.1세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체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27.3%로 네 명 중 한 명꼴이다.

문제는 이들 가운데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일본은 연금제도와 건강보험제도가 비교적 잘 마련된 나라다. 하지만 노후 파산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젊어서 방탕하게 생활한 사람뿐 아니라 평범한 중산층도 노후 빈곤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출간과 동시에 주목을 받은 책 《하류노인(下流老人)》엔 노후 빈곤에 빠지기 쉬운 다섯 가지 유형이 소개돼 있다.

첫 번째 유형은 노후에 갑작스런 질병이나 사고로 과도한 의료비를 지출하게 되는 경우다. 두 번째로 성인 자녀가 워킹푸어(working poor) 또는 은둔형 외토리로 독립하지 않고 부모에게 의존하면 하류노인으로 전락하기 쉽다. 세 번째는 나이 들어 황혼이혼을 당한 경우, 네 번째는 치매에 걸린 상태로 혼자 살다가 악덕사기를 당해 재산을 잃은 경우다. 마지막 다섯 번째 유형은 저렴한 공적 요양시설에 입소하지 못하고 값비싼 민간 시설에 들어가 애써 모은 노후자산을 소진한 예다.

일본 사례는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니다. 길어진 노년기를 보내야 할 우리 모두가 겪을 수 있는 일들이다. 이 다섯 가지 중 앞으로 직면할 가능성이 높은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다면 사전에 대비해 노후에 빈곤 상태에 빠지는 일은 없도록 하자.

인생 100세 시대를 행복하게 완주하려면 미래에 발생할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류재광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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