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술이 발달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대수명이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970년 남성의 기대수명은 58.7세로 60세에 미치지 못했지만 2015년에는 79세로 늘었다.
지금의 중장년층은 어릴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 태어나는 아이들은 성인이 된 뒤에도 할아버지와 시간을 함께한다. 증조할아버지가 살아 계신 집도 많다. 기대수명이 증가했다는 것은 생애주기에서 그만큼 ‘노년기’가 길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60세 이후 노년기가 10~20년에 불과했지만, 앞으로는 30년에서 많게는 40년을 더 살아야 한다. 이렇게 노년기가 길어지면 인생에 어떤 위험이 생길까.
‘노인대국’ 일본을 보면 앞으로 찾아올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의 기대수명은 2016년 기준으로 남성 80.9세, 여성 87.1세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체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27.3%로 네 명 중 한 명꼴이다.
문제는 이들 가운데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일본은 연금제도와 건강보험제도가 비교적 잘 마련된 나라다. 하지만 노후 파산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젊어서 방탕하게 생활한 사람뿐 아니라 평범한 중산층도 노후 빈곤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출간과 동시에 주목을 받은 책 《하류노인(下流老人)》엔 노후 빈곤에 빠지기 쉬운 다섯 가지 유형이 소개돼 있다.
첫 번째 유형은 노후에 갑작스런 질병이나 사고로 과도한 의료비를 지출하게 되는 경우다. 두 번째로 성인 자녀가 워킹푸어(working poor) 또는 은둔형 외토리로 독립하지 않고 부모에게 의존하면 하류노인으로 전락하기 쉽다. 세 번째는 나이 들어 황혼이혼을 당한 경우, 네 번째는 치매에 걸린 상태로 혼자 살다가 악덕사기를 당해 재산을 잃은 경우다. 마지막 다섯 번째 유형은 저렴한 공적 요양시설에 입소하지 못하고 값비싼 민간 시설에 들어가 애써 모은 노후자산을 소진한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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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광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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