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 대책 이후 한 달여간 가계 대출은 어떤 흐름을 보였을까. 만약 눈에 띄게 줄었다면 부동산 대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경기 불확실성, 북핵 리스크 등으로 주춤해진 금리 인상설도 다시 힘을 얻게 될 것이다. 반대로 가계 대출이 지난달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간다면? 부동산 대책의 약발이 단기적으로 먹히지 않았다는 얘기다. 오는 10월 발표 예정인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에도 좀 더 강화된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은 8·2 부동산 대책 후 한 달여간의 가계대출 흐름을 알 수 있다는 측면에서 관심을 가지고 볼 필요가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일단 가계 대출 규모가 큰 폭으로 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동산 대책 시행 전에 대출을 받아두려는 수요가 몰린 데다 7월27일 카카오뱅크가 출범하면서 신용대출도 급증했다.
부동산 경기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14일 예정된 래미안강남포레스트 아파트의 청약도 관심거리다. 강남 개포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하는 것으로, 지난 7일 신반포센트럴자이에 이어 8·2 부동산 대책 발표 후 두 번째 강남권 아파트 공급 물량이다. 신반포센트럴자이는 168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래미안강남포레스트 모델하우스에도 벌써부터 인파가 몰리고 있다. 지난달 가계 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 이어 래미안강남포레스트 청약에 막대한 자금이 몰린다면 이래저래 부동산 경기가 식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셈이다.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공사 중단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묻는 대국민 설문조사가 지난 9일 마무리됐다. 공론화위원회는 설문조사 응답자 중 500명(시민참여단)을 뽑아 오는 16일부터 숙의 과정을 진행한다. 공론화위는 1차 조사 결과를 따로 발표하지 않기로 했지만 그동안의 비슷한 설문조사 결과 등을 감안하면 결과는 팽팽하거나 공사 재개 여론이 다소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탈원전 정책의 일환으로 신고리 5, 6호기 중단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정부로선 1차 조사 결과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만큼 홍보도 적극적이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2일 경주를 찾아 원전 안전 현장을 점검하고,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에너지포럼에서 ‘안전하고 깨끗한 미래 에너지로의 전환 본격 추진’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9월 정기국회도 이번주 본격 가동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리는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이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간 예정돼 있다. 11일 정치분야를 시작으로 외교·안보·통일분야, 경제분야, 교육·사회·문화분야 순으로 이어진다. 한국은행은 12일 ‘7월 중 통화 및 유동성’ 자료를 내놓고, 13일에는 ‘8월 수출입물가지수’ ‘8월 중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발표한다. 14일에는 ‘2분기 기업경영분석’ 통계 결과가 나온다. 15일 오전엔 이주열 한은 총재와 시중 은행장들이 참석하는 금융협의회가 열린다. 기획재정부는 12일 추석 민생 안정대책을 내놓는다. 최근 물가 상승에 대응한 추석 성수품 물가 안정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고경봉 경제부 차장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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