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위기에도…연휴 중국 항공권 '불티'

입력 2017-09-10 19:34  

대한항공 예약률 80% 육박

연휴계획 못 잡던 사람들
뒤늦게 해외여행 눈 돌려
예약률 계속 높아질 듯



[ 박재원 기자 ] 최장 10일간 이어지는 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주춤하던 중국 노선 항공권이 들썩이고 있다. 미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은 물론 제주행 티켓까지 완판되면서 관광객들이 중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2주 동안 추석 연휴 기간 중국 노선 문의가 가파르게 늘면서 예약률이 80%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5일 정부가 10월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중국 노선에 대한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연휴 계획을 세우지 못해 망설이던 고객들이 뒤늦게 해외여행을 계획하면서 비교적 예약률이 낮은 중국 항공권까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72%였던 중국 노선 평균 예약률은 8일 78%까지 올랐다. 지금 추세가 이어지면 지난해 실제 탑승률(82%)을 웃돌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노선 비중이 20%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도 추석 연휴만큼은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최근 2주간 중국 노선 예약률은 73%에서 79%로 오르며 지난해 탑승률(77%)을 넘어섰다. 회사 관계자는 “10월2일이 공휴일로 지정된 이후 이달 30일 출발하는 인천~베이징 노선 예약률이 100%로 뛰었다”며 “장거리 노선은 물론 그동안 주춤했던 중국 노선까지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텅 빈 항공기로 중국을 오가던 지방 공항도 추석 연휴를 맞아 모처럼 활기를 띨 전망이다. 청주공항의 경우 중국 노선의 연휴 기간 예약률은 이미 9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연휴 기간 청주~항저우 노선을 여섯 차례 운항한다. 이 중 다음달 6일과 8일 항공편은 매진됐다. 나머지 항공편 역시 예약률이 90%를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주말(3일) 135개 좌석 중 25석만 채운 채 비행기를 띄웠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증가폭”이라고 말했다.

저비용항공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진에어는 중국 노선 예약률(85%)이 일본 노선(83%)을 제쳤다. 사드 여파로 급감한 중국인 관광객을 대체하기 위해 올 상반기 동남아·일본을 연결하는 부정기편을 운항해 피해를 최소화하려던 모습과 비교된다.

다만 추석과 맞물린 10월 국경절 연휴를 이용해 한국을 찾는 유커는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사드 제재로 지난 3월 이후 중국 단체 관광객의 방한 상품 판매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사상 최대 여행객이 국내를 떠난 빈자리를 중국인 등 해외여행객이 메우지 못하면서 당분간 여행수지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중국인 입국자(28만1000명)는 69.3% 급감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매년 국경절 연휴에 중국인 관광객 20만 명가량이 한국을 찾았지만 올해는 10만 명을 넘기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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