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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는 100명의 이용자가 참여해 가상의 섬에서 한 명이 살아남을 때까지 싸우는 ‘배틀로열’ 장르의 1인칭 총싸움(FPS) 게임이다. 국내 업체가 제작한 게임 가운데 최초로 스팀에서 해외 유명 게임을 제치고 동시접속자 수 선두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3월 스팀을 통해 ‘얼리액세스’ 판을 공개했다. 얼리액세스는 이용자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개발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게임을 먼저 공개하는 서비스다. 판매가는 29.9달러(한국 판매가 3만2000원)로, 지난 1일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판매 금액으로만 3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동시접속자 수도 100만 명을 넘어서며 인기 게임 ‘도타2’를 제치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도타2가 무료 게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는 예상 밖이라는 평가다.
특히 북미 이용자가 대다수인 게임플랫폼 스팀에서 한국 게임 가운데 처음으로 이용자 순위 1위에 올랐다는 점이 주목된다. 넥슨 엔씨소프트 같은 대형 게임사도 해내지 못한 성과를 중견 업체가 해냈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의 인기를 발판삼아 한국 시장에서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PC방 정보 사이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의 PC방 점유율은 지난 7일 기준 14.46%로 3위를 차지했다. 2위인 블리자드의 ‘오버워치’(15.51%)까지 넘보고 있는 셈이다.
◆한국 게임계 ‘이단아’
배틀그라운드는 발매 초기부터 게임업계의 ‘성공 방정식’을 따르지 않은 ‘이단아’로 손꼽혔다. 한국 게임 시장의 주류는 ‘리니지’ 같은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일반적인 수익 모델도 게임을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 뽑기형 아이템으로 매출을 올리는 식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이 같은 공식을 철저히 거스른 게임이다. 개발 단계부터 철저히 해외에서 통할 만한 게임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FPS 게임 장르인 데다 돈을 내고 구매하면 계속 무료로 즐길 수 있는 패키지 게임이다. 게임 내에서 일부 아이템을 유료로 팔지만 의상 등 게임의 난이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만 들여놨다.
업계에선 배틀그라운드의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기존에 없는 게임방식을 꼽는다. 배틀그라운드는 100명의 플레이어가 고립된 섬에서 다양한 무기와 탈것을 활용해 최후의 1인까지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게임이다. 높은 자유도를 부여하기 때문에 다양한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많은 변수가 작용한다.
이 같은 게임성은 게임 방송에서의 인기로 이어졌다. 게임스트리밍 시청률 데이터 조사업체 가모로코에 따르면 대표적 게임방송 플랫폼 트위치의 8월 누적 시청 시간 집계에서 배틀그라운드는 7373만1280시간으로 1위를 차지했다. 34개월 동안 정상을 지키고 있던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롤)는 7191만7534시간에 그쳐 2위로 밀려났다. 배틀그라운드는 전달 대비 21% 증가한 반면 롤은 15%가량 줄어들었다.
◆“도전과 실패로 이룬 성공”
블루홀의 계속된 도전도 성공으로 이어지는 초석이 됐다. 블루홀은 1세대 벤처사업가인 장병규 이사회 의장이 2007년 설립한 회사다. 장 의장은 인터넷 채팅 서비스 ‘세이클럽’, 네이버에 인수된 검색사이트 ‘첫눈’ 등을 개발해 매각한 스타 창업자다. 이후 블루홀을 창업하고 게임사업에 뛰어들면서 2011년 내놓은 MMORPG ‘테라’를 흥행시켰다.
2010년 벤처캐피털(VC)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를 창업하고 수십 개 벤처에 초기 투자하기도 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도 본엔젤스의 투자를 받았다.
장 의장은 글로벌 진출을 꾸준히 준비해왔다. 2008년 북미 지역 게임 배급 자회사 엔매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면서 해외 문을 두드렸다. 많은 비용을 투자했지만 결과적으로 배틀그라운드가 성공하는 데 초석이 됐다는 평가다. 엔매스엔터테인먼트 운영 경험 덕분에 미국 게임 시장과 스팀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장 의장은 “블루홀로 이루고 싶은 꿈 중 하나는 10억달러짜리 지식재산권(IP)을 만드는 것이었는데 배틀그라운드 덕분에 꿈을 이뤘다”며 “테라, 엔매스엔터테인먼트, 블루홀피닉스 등을 포함한 수많은 도전과 실패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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