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자로 나선 6선 의원 김무성
"비현실적 대북 대화론 버려라"
[ 유승호 기자 ] 여야가 11일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대정부 질문에서 서로 전·현 정부를 겨냥하며 날카롭게 부딪혔다. 여당은 국가정보원 댓글부대 사건과 강원랜드 채용 비리 등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의 ‘적폐’를 부각시켰다. 야당은 북핵위기 등 안보 불안과 언론장악 문건 의혹 등을 ‘신(新)적폐’로 규정하며 정부와 여당을 공격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당 적폐청산위원장인 박범계 의원이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섰다. 박 의원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댓글사건’ 관련 재판에서 증거로 활용된 ‘SNS 장악 문건’을 거론하며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와 검찰의 증거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이명박 정부 때 김효재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의 보좌관 자택에서 발견된 문건이 박근혜 정부 들어 다시 청와대로 갔다”며 “검찰은 이 문건을 재판에 활용하지 않고 은폐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지난 정부 강원랜드에 채용된 사람 중 95%가 청탁과 관련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강원랜드 게이트”라고 말했다. 같은 당 권칠승 의원도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공기업 채용 적폐가 상상을 초월한다”며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야당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집중 비판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미국과 척지고 중국엔 발로 차이고 북한엔 무시당하고 있다”며 “전략적 왕따가 이 정부의 안보 전략이냐”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집회에 참석해 이른바 ‘사드 괴담송’을 부른 것과 관련, “밤이면 밤마다 사드가 싫다면 김정은의 수소폭탄은 좋으냐”고 따졌다. 또 “민주당의 언론장악 문건은 언론 자유를 침해한 중대 범죄”라며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도 “북한이 머지않아 미국을 상대로 로스앤젤레스(LA)를 지킬지, 서울을 지킬지 겁박하며 주한미군 철수 등을 요구할 것”이라며 “핵을 포기할 뜻이 없는 김정은을 상대로 강력한 제재가 유일한 해답인데도 정부는 비현실적인 대화에 매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대출 한국당 의원은 정부를 향해 “정치는 신호위반 폭주, 안보는 대화 구걸, 인사는 일방통행, 경제는 무면허”라고 비난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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