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주요국의 경기와 통화정책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증시 전문가들은 완화적 금융 기조에 기댄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향후 글로벌 경기흐름을 판단하는 이벤트로 미국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주목해야 한다"며 "현재 예상할 수 있는 건 12월 금리인상이 쉽지 않다는 것이고 계획과 달리 금리 인상은 올해 2회로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9월 FOMC회의는 19~20일 예정돼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자산축소와 관련된 스케쥴이 공개될 예정이다. 추가 금리인상 힌트도 나올 수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연구원이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을 점치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소비지출(PCE)과 근원 소비자물가(CPI)로 산출된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목표치에 미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가 미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텍사스, 플로리다 등 남부 경제가 완전히 마비된 상황에서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것은 FOMC에게도 부담일 것이라는 게 김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는 "FOMC위원 10명 중에서 6명이 비둘기파 인사라는 점도 금리인상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며 "회의 결과에 따라 시장 색깔이 변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중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FOMC를 구성하는 위원 가운데 레이얼 브레이나드(Lael Brainard)의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브레이나드는 효과적인 통화정책의 방향을 판단할 때 새로운 변화를 적극 주장하고, 실제 그의 견해가 상당 부분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브레이나드는 지난 5일 물가의 구조적 하락을 지적하며 긴축 신중론을 제기한 바 있다. 박 연구원은 "브레이나드는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에 도달했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했다"며 "현재 추가 금리인상에 여유가 많지 않으며 외국 중앙은행들이 장기국채 매입 규모를 줄이면 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금리인상이 구조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임을 지적하고, 완화적인 금융환경이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서 연구원은 "완화적 금융환경은 투자에 따른 비용을 경감시키고 위험선호심리를 자극시킬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증시 상승을 지지할 수 있는 중요한 배경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 달러화도 약세 국면이 이어져 신흥시장에 우호적"이라며 "국내 증시는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의 자금 유입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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