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만 알려도 제품값 인상효과… 중소기업 81% "국가 공동브랜드 참여"

입력 2017-09-13 16:30  

중소기업 신성장전략 공동브랜드

중기중앙회, 109곳 조사

기업 대부분 브랜드 필요성 인정
95% "마케팅 비용절감 효과 커"
83%는 "인지도·자금부족 한계"

'메이드 인 코리아' 이미지 부족
수출때 실제가치보다 9.3% 할인

국가 공동브랜드 관리체계 미흡
전담부처 지정해 적극 홍보해야



[ 이우상 기자 ] 삼성전자는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첼시FC를 후원하며 유니폼에 회사명을 노출했다. 구단 후원 금액은 약 2000억원. 삼성전자는 왜 첼시FC를 후원했을까.

첼시FC의 연고지인 첼시는 영국 런던에서도 가장 부유한 지역으로 꼽힌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저가폰 이미지를 벗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얻기 위해 첼시FC를 후원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뿐 아니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노렸다는 것이다. 그 덕분에 오늘날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아이폰 못지않은 고가·고품질 제품이란 인식을 하게 됐다.

중소기업도 자사 브랜드가 이 같은 이미지를 얻길 원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2월 국내 중소기업 109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기업은 98.2%였다. 브랜드의 필요성을 부정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삼성전자처럼 자사 브랜드를 키울 여력이 없다. 중소기업에 공동브랜드가 갖는 의미가 더 클 수밖에 없다.

◆브랜드만 알려져도 가격 20%↑

중기중앙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브랜드만 잘 알려져도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고 중소기업들은 내다봤다. 브랜드가 널리 알려지면 20% 이상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고 응답한 기업이 전체의 25%에 달했다. 9.3%를 제외한 약 90%의 기업은 제품 인상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

마케팅 비용 절감 기대도 컸다. 절감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낙담한 4.6%를 제외하곤 대부분 기업이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응답했다. 마케팅비는 기존 대비 11~20% 정도 절감할 것으로 추정한 기업이 28.7%로 가장 많았다.

브랜드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이유는 중소기업들의 경험 때문이다. 제대로 알려진 브랜드가 없어 겪은 경영상 애로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체 응답 중소기업의 91.7%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홍보에 노력하고 있지만, 83.3%는 취약한 브랜드로 제약이나 한계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전문인력 부족, 경험 부족, 자금 부족 순이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9.3% 할인 효과

한국을 대표하는 공동브랜드가 있을 때 참여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80.7%였다. 수출기업 중 81.8%, 비(非)수출기업 중 79.1%가 참여하겠다고 밝혀 수출 여부와 관계없이 대체로 참여 의사를 나타냈다. 해외 바이어에게 익숙한 공동브랜드가 있을 때 수출기업 중 65.2%가 ‘매우 도움’을, 33.3%가 ‘다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연구원의 최근 연구보고는 ‘메이드인 코리아’의 이미지 부족으로 제품 수출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국가브랜드 가치는 경제 규모 대비 76%에 불과한 1조920억달러로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한국산 제품도 실제 가치보다 9.3% 할인돼 수출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국가브랜드가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하려면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별로 선진 브랜드 구축이 고르게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도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국가브랜드 제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정권에 따라 국가브랜드 슬로건과 전담 조직이 자주 변경되는 등 일관성·지속성이 떨어지면서 브랜드 콘텐츠, 추진조직, 실행전략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국가브랜드 슬로건 ‘크리에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는 표절 의혹에 휩싸인 데다 현재 한국의 모습을 제대로 담지 못해 국내외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평가다.

일본은 ‘쿨 재팬’이라는 국가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20여 년간 정권과 당파를 초월해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다. 영국은 ‘Great Britain(위대한 영국)’을 문화유산과 각종 제품, 투자, 관광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하고 있다. 프랑스는 무역투자진흥청이 ‘Creative France(창조적인 프랑스)’와 ‘라 프렌치 테크(La French Tech)’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최근 세계적 정보통신기술(ICT) 박람회인 CES에서 프랑스는 자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로고를 통일시켜 브랜드화했다. 국가 상징물인 수탉을 내세운 ‘라 프렌치 테크’라는 슬로건 아래에서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국가브랜드 제고 정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 △정보기술(IT) 및 한류를 반영한 강한 국가브랜드 구축 △해외 현지 민·관 기관 활용과 각종 문화·경제 행사 개최 시 활용 △중소기업 지원 정책과 국가브랜드 간 연계성 강화 등을 주문하고 있다.

김보경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국가 공동브랜드를 관리할 전담부처를 지정해야 한다”며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적극 홍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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