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인천공항 임대료 낮춰 달라"

인천공항공사에 공식 요청

"사드 보복으로 2천억 손실…매출 정률제 방식으로 조정"


[ 안재광 기자 ]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공사에 임차료를 낮춰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12일 전달했다.

롯데는 공문에서 “최소보장액이 아니라 품목별 영업료율로 임대료를 책정해야 한다”며 임대료 조정안을 제시했다. 인천공항공사 측과는 임대료 조정을 위한 협의를 계속 시도하겠다고 했다. 협의가 안 되면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철수하겠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롯데면세점은 2001년 3월 인천국제공항 개항 때부터 지금까지 17년간 영업을 하고 있다. 2015년 면세점 3기 입찰 당시 롯데는 연 30% 이상 매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공격적으로 금액을 써냈다. 5년간 최소보장액만 4조1400억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롯데의 기대와 달리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등으로 면세점 사업의 성장은 이어지지 않았고, 대규모 적자가 누적됐다. 롯데는 올해 인천공항에서만 2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년 계약기간 누적 손실은 최소 1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롯데 측은 “사드 보복과 신규면세점 설립 등은 2015년 입찰 때 예측하기 힘든 변수였다”며 “지금 상황을 감안하면 임대료 조정 명분이 충분하다”고 했다.

롯데가 인천공항공사에 제시한 임대료 조정안은 매출에서 일정 금액을 떼는 정률제 방식이다. 화장품, 술, 담배, 의류 등 품목별로 매출의 20~35%를 임차료로 내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정률제 방식과 최소보장액 중 높은 금액을 임차료로 내고 있다. 정률제로 하면 인천공항에서 연간 1조2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거두는 롯데는 3000억~4000억원을 임차료로 내게 된다. 현재 임차료의 절반 수준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제주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조기 반납하기로 했던 한화갤러리아가 한국공항공사와 협의해 지난달 임대료 조정을 한 선례가 있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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