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독일병' 고친 지도자의 용기

입력 2017-09-1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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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념의 노동개혁

대처, 18개월 광부파업 견뎌
좌파로 출발한 슈뢰더, 우파 '하르츠 개혁' 이끌어



[ 오춘호 기자 ] 프랑스 역사가 장 세리오는 프랑스 우파 일간지 르피가로에 노동개혁 성공의 다섯 가지 요건을 제시했다.

그가 밝힌 조건은 첫째 재앙적인 경제 상황, 둘째 뛰어난 전략가 확보, 셋째 자유 조국 명예 등 경제를 뛰어넘는 아젠다 설정, 넷째 국민 타성을 깨는 지도자의 에너지, 다섯째 시간표에 따라 빠르게 수행하는 개혁이었다.

세리오는 이런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외국 지도자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와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를 꼽았다.

대처 전 총리는 1980년 취임한 뒤 집권 기간 다섯 차례나 노동법을 개정했다. 그는 강성 노조가 지배하던 때 노동시장을 개혁하기 위해 클로즈드숍(closed shop)을 단계적으로 약화시켰다. 주위에서 노·사·정 합의 방식을 취하라는 건의가 있었지만 직접 법과 원칙 아래 노동개혁을 추진했다.

대처 전 총리는 광부들의 18개월 파업을 끝까지 이겨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옆에는 유명한 전략가 키스 조지프와 개혁 일정표가 있었다. 자유와 시장에 뿌리박은 그의 이념과 의지도 보통 지도자들과 달랐다.

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통일 비용이 증가하고 사회보장 비용으로 재정지출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노동개혁을 단행했다. 좌파 지도자로 시작했지만 우파 개혁으로 완전히 돌아섰다.

그는 한때 노동운동가였던 피터 하르츠를 영입해 그 유명한 ‘하르츠 개혁’을 성공시켰다. 미니잡 등을 통해 임금 상승을 억제했으며 비정규직 근무를 대폭 늘려 고용 유연화를 꾀했다. 지지율이 떨어지더라도 연연해하지 않았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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