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은 이용 않는 자동심사
법무부, 최근 3년 추가 설치 안해 일반심사대보다 대기줄 더 길어
지문인식 오류 하루에 수 백건
심사관 투입…자동의미 '퇴색'
예산 확보·장비 고도화 시급
[ 고윤상 기자 ] 오는 추석 연휴 때 해외로 가족여행을 가는 장재혁 씨(28)는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이용하지 않을 생각이다. 지난달 초 출장차 해외를 갔다 돌아오면서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이용했지만 일반 입국심사대보다 더 오래 기다린 경험 때문이다. 장씨는 주변 지인들에게도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이용하지 말라고 권유하고 있다. 일반 입국심사대가 오히려 빠르다는 게 ‘아는 사람’들 사이에 공식처럼 굳어지고 있다.
◆이용객 급증에도 심사대 수는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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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간편화도 이용객 급증의 원인이다. 지난해 7월부터는 14세 이상만 이용 가능하던 규정이 7세 이상으로 완화됐고, 외국인도 사전 등록 후 자동출입국심사를 받을 수 있다. 올 3월부터는 주민등록증이 발급된 17세 이상 국민이라면 사전 등록 절차 없이도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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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는 몇 년간 예산 확보가 어려웠다고 설명한다. 자동출입국심사대 한 대당 가격은 1억3000만원 선이다. 그나마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 직원들이 예산 확보를 위해 국회와 기획재정부 등에 백방으로 뛰어다닌 결과 내년에는 28대 도입이 예정돼 있다. 내년 1월 개항하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도 52대가 설치될 전망이다.
◆출입국심사대의 인식 오류도 잦아
심사대가 늘어도 정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심사대가 충분히 고도화되지 못해 인식 오류가 잦아서다. 사전 등록 없이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지문 인식에 실패하는 사례도 매일 수백 건이다. 심사대마다 직원이 붙어 안내하는 이유다. 자동출입국심사대 자체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객이 여전히 많은 점도 지체 현상의 한 요인이다. 올여름 휴가를 다녀온 박모씨(48)는 “지문 인식을 못해 결국 일반 심사대로 다시 줄을 섰다”며 “다음부터는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인천공항 제2터미널의 경우 지문 인식이 안 되는 이용객은 심사관이 직접 확인토록 할 방침이다. 이럴 경우 자동출입국심사대의 당초 취지가 퇴색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자동출입국심사대 도입 당시 국경 감시를 철저히 하겠다는 목표도 있었기 때문이다. 내국인 일반 출입국심사대 인력에 여유가 생기면 이를 외국인 심사에 투입해 정밀심사를 할 수 있을 것이란 구상이었다. 법무부 관계자는 “예산 확보로 이용객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심사대 고도화 작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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