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사드보복 조치 개별 기업이 견딜 수준 넘어
제과·칠성 등은 구조조정
[ 안재광/이수빈 기자 ]
롯데가 중국에서 마트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은 개별 기업이 더 버티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초 몇 달이면 끝날 줄 알았던 중국 정부의 영업정지 조치가 1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사업을 유지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롯데 관계자는 “어떻게 해서든 매장을 유지하려 했지만 누적되는 적자 탓에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며 “불가피한 조치다”고 말했다.
◆연말 손실 1조원 달할 듯
롯데마트는 중국에서 112개 점포(13개 슈퍼 포함)를 운영 중이다. 이 중 87곳은 영업을 못 하고 있다. 나머지 매장도 문만 열었지 사실상 휴업 상태다. 매출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전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롯데마트는 중국에서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잠재적 매수 대상자를 찾고 있다. 매수 대상자에 따라 112개 매장 전부 혹은 일부만 매각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매각가는 수천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얼마에 매각하더라도 대규모 투자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조원 이상을 중국 마트 사업부에 투입한 탓이다. 2010년 중국 내 53개 매장을 보유한 타임스 인수에만 70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롯데마트는 영업 중단 이후 매출 손실을 5000억원가량 냈다. 롯데는 지난 3월 3600억원의 자금을 긴급 수혈했고 최근 3400억원을 추가로 조달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손실액은 연말까지 1조원이 넘을 것이란 예상이다.
◆“다른 계열사 사업에는 영향 없다”
롯데는 마트 사업 외에 백화점 롯데리아 롯데시네마 등 사업은 중국에서 철수하지 않고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칠성과 롯데제과 등 일부계열사는 영업망 통합 등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다. 롯데가 중국에서 운영 중인 사업 부문은 총 24개다. 이들 사업부문에서 일하는 롯데 직원만 2만여 명이다.
선양과 청두에서는 대규모 복합단지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두 지역에 각각 3조원과 1조원가량 자금을 투입했다. 복합단지에는 테마파크와 쇼핑몰, 호텔, 오피스, 주거단지 등이 들어간다. 선양 단지에는 롯데백화점이 2014년 우선 문을 열고 영업 중이다.
롯데는 원래 내년 초 선양 단지를, 2019년에 청두 단지를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공사를 해오다 사드 사태 이후 공사를 일시 중단했다. 중국 정부로부터 터를 다지는 공사 허가는 받았지만 쇼핑몰 시네마 등 상업복합시설 공사의 인허가가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상가 등 분양이 늦어지면 부도가 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지만 아파트 분양 대금이 완납됐기 때문에 유동성엔 문제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존에 들어간 투자금 외에 추가로 자금이 투입될 일도 없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롯데마트가 철수할 정도로 현지 상황이 안 좋다면 다른 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중국 정부가 롯데 다른 계열사 사업에 제동을 걸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는 얘기다. 롯데 관계자는 “복합시설 공사 인허가가 언제 떨어질지 기약이 없다”며 “공사가 올해 다시 재개될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안재광/이수빈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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