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청춘의 건강 지킴이

입력 2017-09-14 18:42  

기찬수 < 병무청장 kchs5410@korea.kr >


중국 진시황의 함양궁에는 신기한 거울이 하나 있었다고 한다. 너비가 4척, 높이가 5척9촌으로 앞·뒷면이 모두 밝게 빛나는 거울이었다. 거울 앞에 서서 가슴을 어루만지며 비춰 보면 그 사람의 오장(五臟)이 보이고, 몸에 병이 있는 사람은 환부가 나타났으며, 사람의 나쁜 마음까지도 보였다. 진시황은 이 거울로 궁궐 안 사람들의 충성심을 비춰 보았다고 하는데 심장이나 쓸개가 급히 뛰는 사람을 발견하면 즉각 체포해 심문하고 처벌했다고 한다.

이 거울의 이름은 ‘명경고현(明鏡高縣)’ 즉, 높게 매달려 있는 맑은 거울이다. 이후 명경고현은 시시비비를 명확히 따져 판단하는 공정무사(公正無私)를 뜻하는 고사성어가 됐다.

병역은 대한민국 남자라면 피할 수 없는 운명이자 당연히 지켜야 할 의무다. 그리고 병역의무의 첫 관문인 병역판정검사는 우리 청춘들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 가운데 하나다. 병역판정이 객관성과 공정성을 잃는다면 어떤 국민이 나라를 위한 헌신과 희생을 각오할까! 명경고현과 같은 병역판정검사는 모든 병무 행정의 시작이자 근간이다.

병역판정검사는 1949년 병역법 제정 이후 67년간 사용한 징병검사의 새로운 이름이다. 2017년 병역판정검사는 명경고현의 공정함에 건강을 더하고 있다.

임상병리 검사는 기존 14개 검사 항목에 알코올성 간질환, 동맥경화, 심혈관계질환 등 5개 항목을 추가해 올해부터 총 19종의 항목을 검사한다. 모든 병역의무자에게 잠복결핵 검사를 해 결핵 발병과 전염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검사 결과 양성자는 질병관리본부에 통보해 무료로 치료해준다.

심리검사는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개발한 ‘신(新)인성검사 2.0’을 도입했다. 인성검사 문항이 기존 203개에서 271개로 늘어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더욱 정확한 병역판정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병역판정검사 결과를 담은 20쪽 분량의 건강검진 결과서를 현장 발급하고 있다. 종합병원 수준의 개인별 상세 건강 정보를 제공한다. 축적된 검사 결과는 교묘해져가는 병역면탈 범죄 예방에 과학적 근거로 쓰이고, 향후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중요한 기초 자료도 될 수 있을 것이다.

‘건강과 젊음은 그 두 가지를 잃고 난 뒤에야 고마움을 알게 된다’는 말이 있다. 건강의 소중함에 남녀노소를 가릴 바가 아니지만, 대한민국의 미래인 우리 청춘들이 젊어서부터 건강에 관심을 갖고 각자의 삶을 잘 설계했으면 좋겠다. 그들에게 생애 첫 종합건강검진이라고 할 수 있는 병역판정검사가 청춘의 건강 지킴이로서 작은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찬수 < 병무청장 kchs5410@korea.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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