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피어슨 지음 / 방영호 옮김 / 부키 / 264쪽 / 1만5000원
[ 최종석 기자 ] 1948년부터 2000년까지 일자리는 인구보다 1.7배 빨리 늘어났다. 하지만 2000년 이후부터는 인구가 일자리보다 2.4배 빨리 증가했다. 2000년에서 2010년까지 전 세계 대학졸업자 수는 9000만 명에서 1억3000만 명으로 불어났다.
일자리 문제가 사회 화두가 된 지 오래지만 개선 가능성은 갈수록 녹록지 않다. 교육 수준이 향상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지식은 쌓여가는데 복잡한 지식을 요하는 직업은 늘고 있지 않다. 사업가이자 강연자, 비즈니스 컨설턴트인 테일러 피어슨은 《직업의 종말》에서 일자리 수는 정점을 찍었으며 ‘대학을 졸업해 평범한 직장인이 되는 시대’는 끝났다고 단언한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필요 인력을 특정 지역이나 국가의 경계를 넘어 어디서나 구할 수 있게 돼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 또한 대학졸업자의 학위가 너무 흔해져 가치가 낮아졌고, 기술의 발달로 기계가 빠르게 지식 기반 일자리까지 빼앗고 있다.
지금까지는 개인이 한 직업에 종사할 경우 10년 후 자신의 미래를 예측하고 계획할 수 있었다. 호주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지금의 초등학생들이 본격적으로 직업을 갖게 되는 10~15년 후에는 1인당 30~40개의 직업에 종사할 전망이다.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는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직업이 20년 뒤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렇다면 미래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저자는 복잡성과 혼돈의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비즈니스와 일자리 문제에서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기존 지식만으로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있는 단순성과 난해성 영역의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혼돈의 영역은 인과관계를 알 수 없는 상황으로, 불명확한 상태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찾아 대응해야 한다. 이런 능력은 기존 교육에서는 배울 수 없는, 창의적이고 창발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풀면서 얻을 수 있다.
저자는 이런 능력이 바로 ‘창업가정신’이며 미래의 일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이 되고 있다고 전한다. 당장 창업전선에 뛰어들라는 것이 아니라 창업가정신을 자산이나 자원으로 생각하고 획득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지금은 어느 기업의 고용인이라 하더라도 장차 자신만의 비즈니스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로 한 걸음 한 걸음 준비해 나가는 사람은 창업가정신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직장인에서 창업가로 전환하는 것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저자는 창업에 ‘올인’하지 말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단계를 밟아 나가라고 조언한다. 직장에 다니면서 주말마다 관심 분야 프리랜서 일을 하면서 사업을 구축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시장 진입에 자신감과 노하우가 생기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비즈니스에 모든 시간과 노력을 투여할 단계에 진입하게 된다. 아니면 다시 ‘수습생활’로 복귀해 비교적 짧은 시간에 노하우와 인맥을 쌓은 뒤 창업 준비를 하라고 저자는 주문한다.
저자는 단계적 접근법이건 수습생 방식이건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일의 설계자가 되는 것이라고 전한다. 자유로이 선택한 임무를 향해 분투하며, 성장하기 위해 시간을 보낼 때 더 나은 것을 성취하게 된다. 같은 시간을 투입해도 더 많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미래에는 자신의 현실을 설계하는 능력에서 삶의 질과 부의 수준이 결정된다고 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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