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절벽' 현실화…서울 아파트 매매 9월 들어 '반토막'

입력 2017-09-14 19:45  

상승세로 돌아선 서울 집값


[ 조수영 기자 ] ‘8·2 부동산 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반토막 났다. 좀 더 큰 폭의 가격 조정을 바라는 수요자와 가격을 내릴 수 없다는 집주인이 맞서면서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14일 현재 서울부동산정보에 등록된 9월 아파트 매매건수는 모두 2869건이다. 하루평균 205건이 거래됐다. 전달 평균 482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투기지역의 거래건수가 급감했다. 전달 1073건이 거래된 강남구는 155건, 서초구는 935건에서 104건으로 크게 줄었다.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매달 1500건 이상 거래가 이뤄졌던 노원구는 현재까지 335건 신고에 그쳤다. 전달 1682건의 20% 선이다.

호재도 거래량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재건축안 심의 통과 호재를 맞은 잠실주공5단지는 잠잠한 분위기다. 인근 아세아공인 박효이 대표는 “예전이라면 매수문의가 몰려들 호재지만 분양가 상한제, 초과이익환수제 등의 변수 때문에 매수자들이 신중하다”며 “8·2 대책 이전 가격의 매물이 나왔지만 매수자가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수도권 청약조정지역도 매수자 우위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거래가 주춤한 모양새다.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는 한때 분양권에 1억원가량의 웃돈이 붙었지만 지금은 거래가 거의 실종됐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최근 초대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이 문을 열었지만 호재로 작용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웃돈이 5000만원 정도로 떨어지면 연락 달라’는 매수자의 전화가 가끔 오지만 아직 매도자들은 그 정도로 가격을 조정할 뜻이 없어 거래가 거의 성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매수 대기자들은 가격이 좀 더 큰 폭으로 조정된 매물을 기다리지만 매도자들은 양도소득세가 중과세되는 내년 4월까지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어 예전 가격 아래로는 내놓지 않는 분위기”라며 “추가 규제 가능성 등 변수가 많아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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