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출시 연말 예상…올해 넘길 가능성도
[ 이진욱 기자 ] 애플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스티브잡스 극장'에서 아이폰 10주년 에디션 '아이폰X'을 공개했다.
아이폰X은 혁신적인 기능을 적용하면서 애플의 미래를 책임질 시작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핵심 부품의 공급 부족 탓에 당초 예상보다 출시 시점이 미뤄지면서 리스크도 함께 안게 됐다. 애플 입장에서 제품 자체는 경쟁력이 있지만 생산성이 떨어져 많이 팔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 적지 않다.
아이폰X은 제품 자체로만 보면 혁신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 애플은 아이폰X의 생김새부터 기존 아이폰과 차별화했다. 아이폰 최초로 5.8인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아이폰의 상징과도 같았던 화면 아래 홈버튼을 없앴다. 여기에 사용자 얼굴에 3만개 이상의 특징점을 추출해 인식하는 3D 안면 인식 기술 '페이스ID'가 적용된 것도 기술적 진보를 입증했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데서 발생했다. 업계를 비롯한 다수의 외신들은 애플이 과연 아이폰X을 제 때 충분히 공급할 수 있을지에 대해 끊임없이 의혹을 던졌다.
애플은 3D 센서와 OLED 패널 등 아이폰X에 처음 탑재되는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출시일을 11월로 미뤘다. 아이폰X은 미국 등 1차 출시국에 11월3일 출시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올해 4분기에 아이폰X를 200만대에서 300만대밖에 생산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작인 아이폰7이 출시 첫 주에만 1000만대 가량이 팔린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이 때문에 아이폰X은 세계적으로 수급이 불안정한 스마트폰이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에겐 더 그렇다.
한국은 애플이 발표한 아이폰X 1차 출시국에 포함되지 않았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한국은 3~4차 출시국이 될 전망이다. 기존 아이폰이 최초 공개 후 국내 출시까지 한달 반 정도 걸린 점을 고려하면 국내엔 12월께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아이폰X의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국내 출시 시점은 올해를 넘길 것이란 시각도 있다.
국내 공급이 시작되더라도 아이폰X이 시장에 충분히 공급되리란 보장은 없다. 이 경우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품귀현상을 빚을 수도 있다. '특별판'으로 나온 아이폰X이 '한정판' 개념으로 더 비싸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애플 차원에서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할 수도 있고 실구매시 이통사의 지원금이 줄어들 수도 있다.
통상 아이폰의 국내 가격은 미국에서 세전으로 책정한 가격에 환율변동과 부가가치세를 감안해 15~20%를 더한다. 이동통신업계는 아이폰X 256GB 모델의 국내 가격이 140만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 256GB 모델보다 15만원 이상 비싼 가격이다. 여기에 공급난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스마트폰 역사상 가장 비싼 제품인 아이폰X이 더 비싸질 여지가 생긴다.
이런 현상은 많이 못 파는 애플이나 비싸게 사는 국내 소비자 모두에게 좋을 게 없다. 애플 입장에선 과녁은 있는데 화살이 없는 꼴이다. 살 사람은 있는데 팔 제품이 부족해 애플 충성고객들의 이탈도 우려된다. 애플이나 충성고객들에게도 대안은 있다. 10월에 출시 예정인 아이폰8과 아이폰8 플러스다. 그러나 사전예약 돌풍을 일으킨 갤노트8과 이례적인 호응을 이끌어낸 LG V30 등이 선점한 국내 시장 분위기를 전환시키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팀 쿡 애플 CEO는 "아이폰X이 스티브 잡스에게도 자랑스러운 제품"이라고 했다. 이말이 성립되려면 공급난 해소가 우선이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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