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포기하는 유통업체들…증권가 "주가에는 호재"

입력 2017-09-1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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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이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탈중국' 러시를 펼치고 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중국 내에서 영업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철수 소식에 우려가 많지만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주가에는 '호재'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상황으로서는 빠른 매각이 추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15일 오후 2시 현재 롯데쇼핑의 주가는 전날보다 1만5000원(6.82%) 오른 23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롯데쇼핑의 주가는 중국 롯데마트 매각 소식이 들려오면서 장 초반부터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롯데쇼핑은 "현재 주관사를 선정했으며 중국 롯데마트 점포 매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중국 내 롯데마트 매장 처분을 위한 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해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내 롯데마트의 매각 범위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가능한 전 매장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는 현재 중국 내 점포 112개 중 87곳의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87곳 중 74곳은 중국 당국에 의한 영업정지이며 13개점은 임시휴업을 했다. 나머지 점포도 중국 내 반한감정 여파로 영업을 포기한 상태로 매출은 80% 이상 급감했지만 임금 등 고정비는 계속 지출하고 있다. 롯데마트 중국의 총 직원수는 현재 1만여명으로 이중 7000명이 휴직중이며 휴직자에게는 최저 급여의 70~80%가 지급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롯데쇼핑의 해외마트의 영업적자 규모를 약 2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잘못된 투자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매각 가격 등 중요한 변수가 알려지지 않았지만 밑빠진 독에 더 이상 물을 채워넣지 않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주가에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 또한 "현 시점에서는 영업정지가 풀리더라도 중국에서 안정적인 영업을 지속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랜 기간의 영업정지로 상품의 조달 및 판매 채널에 훼손이 컸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롯데마트에 고용된 현지 인력 및 납품업체 역시 롯데마트가 사업을 지속하는 것보다 타 업체로 매각이 되어 운영되는 것이 오히려 고용 및 사업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년부터는 펀더멘털(기초체력)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차 연구원은 "매각 금액에 따라 일시적 손실이 계상될 수 있지만 순조로운 매각이 진행될 경우 2018년 이익 추정상의 불확실성이 상당히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마트 매각의 성공은 롯데쇼핑 펀더멘탈 회복의 신호탄"이라고 강조했다.

롯데쇼핑에 앞서 이마트도 이미 중국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이마트는 1997년 중국에 진출해 한때 현지 매장이 30개에 육박할 정도였지만 현재는 적자가 쌓여 구조조정을 하면서 6곳만 남은 상태다. 이마트는 연내 중국 시장 철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중국 내 6개 매장 가운데 5곳에 대한 매각을 협의 중이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영업 중단이 연내 확정될 경우 실적 추정치 상향 조정이 가능하다"고 했다. 현재 추정 실적에 반영된 이마트의 중국 영업적자는 2017년 179억원, 2018년 148억원이다.

중국 시장 철수 조치에 따라 내년부터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향후 주가 흐름이 긍정적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차 연구원은 "중국 사업 철수로 200억원 수준의 연간 기준 적자 축소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 또한 "영업 중단 시 매출액 감소 영향은 0.4%에 불가할 것"이라며 "중국 영업 중단 시 손익 개선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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