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성/서기열 기자 ] 한화케미칼이 발행하는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에 기관투자가 자금 6550억원이 몰렸다. 2012년 회사채 수요예측(사전 청약)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높은 13.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이 3년 만기 회사채 500억원어치 발행을 앞두고 전날 벌인 수요예측에 총 655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모집액보다 13배 이상 많은 자금이 몰렸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세운 종전 최고 기록(12.7 대 1)을 깨고 8개월 만에 다시 사상 최고 경쟁률을 썼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채권 발행실무를 맡았다.
한화케미칼은 수요가 몰리자 채권 발행금액을 800억원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발행금리는 당초 희망 범위보다 0.14%포인트가량 낮은 연 2.316% 수준에서 논의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다음달 만기 도래 예정인 1100억원어치 회사채를 갚는 데 쓸 계획이다.
좋은 실적을 유지하며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는 게 인기 비결로 꼽힌다. 한화케미칼의 올 상반기 매출은 4조67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6%, 순이익은 5736억원으로 35.4% 증가했다. 2014년 말 유가 하락 이후 가성소다(CA) 폴리염화비닐(PVC) 등 주요 석유화학제품 판매로 얻는 이익이 늘어난 덕분에 매년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다.
현금성자산은 회사 설립 이후 사상 최대인 1조2249억원까지 불어났다. 벌어놓은 현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한 덕분에 재무적 부담은 줄었다. 2014년만 해도 7.5배에 달했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 비율이 올 상반기 2.6배까지 낮아졌다. 국내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가 올 들어 차례로 이 회사 신용등급(A+)에 ‘긍정적’ 전망을 붙였다.
IB업계 관계자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를 비롯해 주요 기관이 대거 투자에 뛰어들었다”며 “석유화학업종 호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신용등급 상승 기대감까지 커진 게 호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김진성/서기열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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