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의 매력 연구·우주여행 준비…
다양한 분야 공부회·교류회 늘어
[ 이현진 기자 ] 일본 도쿄에 사는 직장인 야마나카 아키 씨는 매주 화요일 오전 7시에 ‘머니 커뮤니케이션’ 수업을 듣는다. 음식점이 어떻게 경영되는지 마케팅, 기획, 점포관리를 배운다. 한 시간가량의 수업이 끝나면 회사로 출근한다. 야마나카씨는 “3년 전부터 아침마다 여러 수업을 듣고 있다”며 “회사 업무와도 연관되고 나중에 내 사업을 할 때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2010년께부터 출근 전 1시간 동안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 ‘아사카쓰(朝活)’가 확산되고 있다. 처음엔 혼자서 아침 일찍 일어나 자격증 공부나 운동하는 것을 일컬었지만, 최근엔 여럿이 모임을 만들어 공부하고 수업을 듣는 것 등으로 의미가 넓어졌다.
아사카쓰와 같은 직장인의 자기계발을 지원하는 곳도 생겼다. ‘마루노우치아침대학’ ‘오모테산도자유대학’ 등이 대표적이다. 이 대학들은 학기마다 ‘일본의 명산’ ‘지역 축제 탐구’ ‘밥의 매력 연구’ ‘우주여행 준비’ 등 일반인들을 위한 다양한 주제의 강좌를 연다.
요즘 일본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것은 독서회 공부회 교류회 등 여럿이 모여서 하는 아사카쓰다. 공부하면서 인맥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대학에 다니는 한 수강생은 “아사카쓰를 하는 사람들은 ‘의식이 높다’는 이미지가 있다”며 “그런 사람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특히 각기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출근 전에 만나 교류하는 ‘이업종(異業種) 교류회’가 유행이다. 단순히 대화만 하는 모임도 있지만 돌아가면서 자기가 하는 일과 업계 현황 등을 소개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식으로 진행하는 교류회도 있다. 다른 업계에 대해 공부할 수 있고,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인기다. 일본에서도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면서 이직을 위한 자기계발의 필요성이 커졌다.
출근 전 아침 시간을 활용하는 것을 두고 일본의 회사 문화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업무 강도가 높고 야근이 잦아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겨우 출근 전 아침 시간을 짜내야 한다는 것이다. 칼럼니스트 오가와 다마카 씨는 “이런 면에서 일본인은 ‘시간의 가난뱅이’일지도 모른다”며 “자기계발을 위한 아사카쓰도 좋지만 그저 쉬는 연습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쿄=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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