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털發 2차 AI 스피커 대전…파격가·한정판매 나선 속내는?

입력 2017-09-1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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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웨이브' 2차 시범판매도 완판
카카오 '카카오미니' 18일 선착순 예판
수익보다 플랫폼 확산…물량 확보 변수될 수도




이동통신사들이 주도했던 국내 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에 양대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출격을 서두르고 있다.

정식 판매에 앞서 파격적인 가격으로 소비자 관심을 끄는 데는 두 회사 모두 성공한 모습이다. 하지만 양쪽 다 '물량 풀기'에는 소극적이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선착순 시범 판매만 두 번째이고, 카카오 역시 한정수량만으로 예약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업계는 양사 모두 초반 AI 플랫폼 확산을 위해 이용자 혜택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한편 물량 관리에 신중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웨이브, 2차도 완판…카카오미니는 18일 예판

네이버는 지난 14일부터 자회사 라인과 공동 개발한 AI 스피커 '웨이브'의 2차 시범판매 행사를 진행했다. 음원 서비스 '네이버뮤직' 1년 정기권(9만원)을 구매하면 웨이브를 특가 4만원에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웨이브의 정식판매가는 15만원이다.

4000대 한정 수량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이틀 만에 마감됐다. 35분 만에 완판됐던 지난달 1차 행사 때와 비교하면 선착순 경쟁은 다소 누그러졌다. 사은품으로 제공되던 제품을 이번에는 따로 구매해야 하는 점, 카카오의 AI 스피커가 판매를 앞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오는 18일부터 AI 스피커 '카카오미니'의 한정 예약판매를 시작한다. 예약판매가는 5만9000원으로 정식판매가 11만9000원보다 약 50% 저렴하다. 예약자에게는 음원 서비스 '멜론'의 1년 무제한 스트리밍 이용권을 제공한다. 이 이용권 가격만 9만원이 넘는다. 음원서비스에 가입할 요량이라면 스피커를 구매하는 게 이득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카카오는 자사 모바일 주문생산플랫폼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를 통해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는다. 한정수량은 당일 공개될 예정이다.

◆'무한 확장' AI 플랫폼, 스피커로 첫발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처럼 공격적인 판촉에 나선 것은 '돈'보다 '플랫폼 확산'을 위해서다. 초반 스피커 판매 목적은 당장의 수익이 아닌 향후 AI 사업 기반의 확보라는 얘기다.

웨이브와 카카오미니는 양사가 자체 AI 플랫폼인 '클로바'와 '카카오 아이(I)'를 탑재해 직접 개발한 첫 번째 기기다. 일상에서 AI 플랫폼의 성장 기반을 만드는 첫 걸음인 셈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AI 스피커가 낯선 제품인 만큼 가격 혜택으로 구매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미니 출시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게 아니라 카카오의 AI 플랫폼 보급을 본격화하는 계기"라며 "카카오 아이는 스피커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계 기기, 서비스로 확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카카오는 현대차, GS건설 등과 손잡고 자동차, 아파트에 카카오 아이를 적용키로 했다. 삼성전자와는 AI 비서 '빅스비'와 카카오 아이를 연동해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네이버도 LG전자, 소니 등 글로벌 제조업체들과 클로바를 도입한 기기 및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같은 협력들이 사업적으로 의미를 갖고 AI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지려면 플랫폼에 연결된 이용자가 많아야 한다. AI 플랫폼과 이용자 간 접점을 늘리는 게 스피커의 역할인 것이다.

그럼에도 양사 모두 초기 판매 수량을 묶어두는 데는 '물량 문제'가 깔려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앞서 이통사들도 AI 스피커 출시 당시 대규모 할인 혜택을 제공했지만 판매 수량에 제한을 두지는 않았다. 최근 SK텔레콤이 선보인 보급형 AI 스피커 '누구 미니'는 지난달 11일 출시 당일에만 5000대 넘게 팔렸다.

네이버는 현재 진행 중인 2차 시범 판매 행사가 끝나도 당분간 국내 정식판매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의 예약판매 물량도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향후 국내 AI 스피커 경쟁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물량 확보 역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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