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중요하다

입력 2017-09-17 18:43   수정 2017-09-18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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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간접자본 예산 지속적 감소
공항·항만·교통 인프라도 악화
중국은 2세대 고속철 투입하고 미국도 1조달러 인프라 투자 발표

유통 강자 아마존의 경쟁력은 무인항공기·클라우드서비스 등
물류인프라 투자에서 비롯된 것
건설 투자로 일자리도 늘려야

박종구 < 초당대 총장 >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뒷걸음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18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SOC 예산은 전년 대비 4조4000억원 줄어든 반면 복지예산은 146조원으로 전체 지출의 34%를 차지한다. 미래 먹거리와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대목이다.

SOC 예산은 2015년 26조1000억원을 정점으로 2017년 22조1000억원, 2018년 17조7000억원으로 계속 줄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도 1%까지 떨어지고 있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 분석에 의하면 기초 인프라 경쟁력 지수는 2011년 세계 19위에서 2017년 27위로 떨어졌다. 교통경쟁력 지수 역시 2015년 21위로 낮아졌다. 교통혼잡 비용은 2015년 33조4000억원으로 GDP의 2.1% 수준이다. 공항, 항만, 도시교통 등 인프라 여건이 전반적으로 약화되는 양상이다.

주요 경쟁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국 산업경쟁력 강화와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인프라 투자에 경쟁적으로 나섰다. 내수 진작을 위해 고용유발 효과가 큰 건설업 등을 적극 지원했다. 인프라의 경제적 효과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인천국제공항은 한국의 관문으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한 축을 담당한다. 일본 간사이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첵랍콕공항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동아시아 경제 번영에 기여한다. 작년에 5770만 명이 이용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아시아지역 최우수 화물서비스 공항상을 수상했다.

중국 정부는 이달 베이징~상하이 1318㎞ 고속철 구간에 세계에서 제일 빠른 2세대 고속철 푸싱(復興)을 투입한다. 평균 시속 350㎞로 일본 신칸센, 프랑스 테제베 운행속도 320㎞를 압도한다. 2025년까지 3만8000㎞로 고속철 구간을 확대할 계획이다. 도·농 균형개발, 지역 간 경제력 격차 완화가 주된 목적이다. 스위스는 지난해 이탈리아까지 알프스산맥 지하를 관통하는 53㎞의 세계 최장 터널을 개통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역시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추진 중이다. 미국 토목공학회는 미국의 공공인프라 수준을 D+로 평가했다. 고속도로와 공공병원 사용 연수가 27년을 넘었다. “미국 공항은 제3세계 나라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개탄한 바 있다. 한마디로 ‘글로벌 인프라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뉴욕 지하철은 우리에게 반면교사(反面敎師)가 아닐 수 없다. 1904년 개통돼 매일 560만 명이 이용하는 세계에서 가장 혼잡한 지하철 중 하나다. 100년이 넘어 신호체계가 구식이고 안전장치가 부실해 빈번한 지연 운행과 탈선 사고로 뉴요커에게 원성의 대상이 됐다. 금년에만 지연 운행으로 1만7000근로시간 손실을 초래했다.

조 로타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 최고경영자(CEO)는 시설보수, 시스템 개선에 8억달러의 긴급자금을 요청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상위 1% 주민 3만2000명에 대한 증세 방안을 발표했지만 반대 여론이 거세다.

고속성장을 거듭하는 온라인 유통 강자 아마존의 경쟁력도 물류에서 나온다. 무인항공기, 보관창고, 운송트럭 등 기초 인프라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120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역시 제프 베저스의 인프라 투자가 만들어 낸 걸작이다.

우리나라 평균 통근시간은 58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28분, 일본 40분, 미국 21분보다 월등히 길다. 인도 출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아마르티아 센은 중국의 대대적 인프라 투자 때문에 중국과 인도의 경쟁력 격차가 확대된다고 주장한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는 중국판 4차 산업혁명인 ‘중국 제조 2025’의 성공을 위한 핵심 전략이다.

한국 경제는 고속철, 인천국제공항, 지하철에 대한 선행 투자로 주요 20개국(G20)에 진입했다. 지난해 건설업 종사자는 184만 명에 달한다. 10억원당 고용유발계수는 13.8명으로 제조업 8.6명보다 높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건설 투자 10% 위축 시 일자리 약 27만 개가 사라진다. SOC 투자야말로 저성장을 극복할 신(新)성장전략이다.

박종구 < 초당대 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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