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앙은행 '동반 긴축' 나선다

입력 2017-09-17 19:00  

미국 Fed, 보유채권 매각 임박
ECB도 자산매입 규모 줄일 듯
영국은 10년 만에 금리인상 시사



[ 김동윤 기자 ] 세계 3대 중앙은행이 조만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동반 긴축’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Fed)은 오는 19, 20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보유 중인 국채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채권(MBS) 등의 규모를 축소하는 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Fed가 만기되는 채권에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중에 풀린 자금을 흡수하는 긴축정책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다음달 26일 예정된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 테이퍼링(채권 매입 규모의 점진적 축소)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7일 통화정책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위원들이 내년도 통화정책을 위한 옵션을 논의하기 시작했다”며 “이런 결정의 대부분은 10월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제성장률은 올 들어 2%대(전년 동월 대비)로 올라서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1%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경기 회복에도 임금상승률이 확대되지 않는 게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유로스타트의 지난 15일 발표에 따르면 유로존의 지난 2분기 임금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로 2015년 1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WSJ는 “임금상승폭 확대가 지속 가능하다는 판단이 서면 ECB는 테이퍼링을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14일 통화정책회의 직후 기준금리 인상 계획을 전격 공개했다. 마크 카니 BOE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목표치인 2%로 안정시키기 위해 수개월 내에 일부 금리 조정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당시 유럽 언론은 “BOE가 10년 만에 가장 강력한 금리인상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영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2분기 1.7%(전년 동월 대비)로 부진했지만 파운드화 약세 탓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2.9%까지 확대됐다.

WSJ는 “글로벌 금융위기 수습을 위해 시행해온 3대 중앙은행의 통화완화정책이 종착역을 향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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