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약대 정용우 교수와 연승민 연구원(박사과정)이 몸속 ‘기억 T세포’가 알레르기를 지속적으로 유발하고 ‘인터루킨-7’이란 단백질이 이 세포의 생존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가 전했다.
사람 몸은 위험한 물질이 들어오면 면역 체계가 그 물질과 싸워 항상성을 유지하는 능력이 있다. 알레르기는 특정 물질에 몸의 면역 체계가 과민하게 반응해 생기는 질병이다. 병균에 감염된 세포를 죽이고 다른 면역세포를 돕는 T세포가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하지만 알레르기가 특정 계절마다 일어나고 수년간 증상이 없다가 다시 나타나는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천식에 걸린 생쥐 허파와 기관지, 비장에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독특한 T세포를 발견했다. 이들 세포는 70일 이상 생존하고 다시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기억 T세포’라는 이름을 붙였다.
알레르기를 경험한 허파에서 더는 항원에 노출되지 않아도 이들 기억 T세포는 림프절에서 유입돼 일정한 수를 유지했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T세포가 기억 T세포로 발달한 것이다. 기억 T세포들은 심각한 염증 반응을 일으켜 알레르기를 재발시키거나 악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연구진은 기억 T세포 생존에 백혈구에서 생성되는 단백질인 인터루킨-7이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인터루킨-7의 신호 전달을 억제하는 항체를 투입하자 기억 T세포의 수명이 단축됐다. 정 교수는 “기억 T세포와 인터루킨-7이 만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과정을 처음 규명했다”며 “인터루킨-7을 직접 조절해 치료하거나 림프절에서 허파로 이동하는 것을 조절함으로써 기억 T세포들을 허파에서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지원을 받았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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