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무] 스팩 통한 코스닥 우회상장 줄줄이 '퇴짜'

입력 2017-09-18 16:23  

영구크린·나무기술 등 합병상장 예심 문턱 못넘어… 하반기 10곳 중 6곳 탈락

이노테라피 등도 자진 철회
상장 추진 중소 바이오기업들
깐깐해진 심사에 '전전긍긍'

'짝짓기' 서두르다가 요건 미달



[ 이고운 기자 ]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를 활용한 비상장 기업의 우회상장 시도가 연이어 좌초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합병상장 예비심사 과정에서 ‘퇴짜’를 놓는 사례가 부쩍 늘어나서다. 스팩 다수가 존속시한 만료 직전 ‘짝짓기’를 서두르면서 요건을 갖추지 못한 합병 시도가 늘어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코스닥 기업공개(IPO) 열기를 주도한 중소 바이오기업들도 신규 상장 승인에 실패하거나 긴 심사를 받는 등 높아진 상장 문턱 앞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하반기 합병 시도 60%가 실패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사·청소 중개 플랫폼을 운영하는 영구크린과 소프트웨어 개발·공급기업인 나무기술은 이달 들어 합병상장 예비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영구크린은 IBKS제3호스팩, 나무기술은 교보5호스팩과 합병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스팩은 다른 기업과의 합병을 목적으로 상장하는 회사다.

올 하반기 들어 합병상장 예비심사 문턱을 넘지 못한 사례는 영구크린과 나무기술을 포함해 모두 6건에 이른다. 엔터미디어(골든브릿지제2호스팩과 합병 시도·8월 심사 철회), 휴먼스캔(NH에스엘스팩·8월 심사 미승인), 줌인터넷(골든브릿지제3호스팩·8월 심사 미승인), 지티지웰니스(대신밸런스제4호스팩·7월 심사 철회)가 고배를 마셨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최근 합병상장이 거래소의 심사 승인을 얻기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올 하반기 들어 거래소는 모두 10건(자진 철회 포함) 예비심사 결과를 내놨으나 승인은 4건에 그쳤다. 휴마시스(하이제2호스팩과 합병), 로보로보(하나머스트4호스팩), 미래자원엠엘(하나머스트5호스팩), 메디오젠(대우스팩3호)이 코스닥 입성에 성공했다.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기업들은 좌불안석이다. 유니맥스정보시스템(유진ACPC스팩2호와 합병), 패션플랫폼(신영해피투모로우제2호스팩), 코엔스(KB제11호스팩), 클래시스(KTB스팩2호), 리얼야구존(미래에셋제3호스팩), 이엑스티(KB드림투게더제4호스팩) 등이 거래소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스팩과의 합병 차질로 다른 상장 경로를 찾는 기업도 나타났다. SK제3호스팩과의 합병 미승인 통보를 받은 SGA시스템즈는 모회사인 SGA와 합병하기로 했다.


바이오기업도 전전긍긍

중소 바이오기업의 신규 상장도 녹록지 않은 분위기다. 의료용 지혈제를 생산하는 이노테라피는 지난달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제조하는 바이오 벤처기업 라파스는 3개월째, 제약회사 동구바이오제약은 4개월 가까이 예비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거래소는 일반적으로 예비심사 청구 후 45일(영업일 기준) 안에 결과를 통보한다.

합병상장 승인이 어려워진 이유 중 하나로 IB업계에선 무리한 합병 시도를 꼽는다. 상장 후 존속기간 만료가 임박한 스팩 다수가 거래소 심사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기업을 짝짓기 상대로 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분석에서다. 스팩은 상장 3년 내 합병에 실패하면 투자자에게 공모자금에 연 1~2% 안팎의 이자를 더해 돌려주고 해산한다.

바이오기업은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상장을 시도하는 사례가 많아 앞으로의 사업계획 등을 충분히 소명하지 못하면 승인을 얻기 어렵다. 일부 신규 상장기업의 주가 부진으로 거래소의 심사 잣대가 깐깐해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올 들어 이날까지 거래소의 기술특례 요건을 활용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바이오 기업은 항체신약 개발업체 앱클론뿐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심사 기준에 큰 변화는 없다”면서도 “기업가치를 지나치게 비싸게 산정하는 등 상장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미승인 결과를 통보하거나 회사 측에서 자진 철회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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