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이 위안부를 조직하는 과정에서 일본 정부가 개입한 증거가 발견돼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장인 호사카 유지 교수는 19일 세종대 학생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시아여성기금이 1997년 3월 출판한 '정부조사 종군위안부 관계자료 집성' 5권을 번역한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호사카 교수는 "중국에 주둔한 일본군이 위안부 동원을 결정하면 현지 외무성 총영사관이 내무성에 의뢰하고, 내무성은 각 경찰서에 위안부 모집 허가를 내렸다"며 "정부가 군에 상당한 편의를 제공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위안부를 동원하는 과정은 취업 사기를 빙자해 부녀자를 유괴하거나 납치하는 범죄와 다를 게 없었다"며 "위안부 피해자들이 항구로 이동할 때는 군용선을 이용했으며 이때부터 강제연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호사카 교수가 공개한 문건으로는 1937년 8월 외무성이 작성한 '불량분자의 지나도항 단속에 관한 건', 1938년 2월 경시청이 작성한 '시국 이용 부녀유괴 피의사건에 관한 건' 등이 있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법적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지만, 이번 연구 결과 일본의 각 부처가 위안부 조직 과정에 관여한 공범으로 드러났다"며 "법적 책임을 피할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개한 문서는 아직 한국에 정식으로 번역돼 출판된 적이 없고 분석 연구도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에서 해당 자료를 수집한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를 만나 공식 허가와 협력을 얻었다고 전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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