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위원회는 21일 궐련형 전자담배(아이코스)의 개별소비세 인상 논란과 관련해 필립모리스코리아의 자료제출을 놓고 고성이 오갔다. 필립모리스는 지난달 28일 일반담배에 적용되는 세금과 권련형 담배(아이코스) 세금비중을 국가별로 나타낸 자료에서 일본의 비중이 30%라고 제시했다. 하지만 기재부 확인 결과 81.6%로 드러나 허위자료를 제출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야당 의원은 “필립모리스가 국회에 거짓 자료를 제출하게 된 경위를 밝혀야 한다”며 조경태 기재위원장을 압박했고, 조 위원장은 “(위원들에게서)받은 자료요청을 기재부에게 전달했을 뿐”이라고 반박하며 진실공방을 벌였다.
기재위원인 이종구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필립모리스라는 일개 회사가 허위 자료를 제출해서 국회의 안건 심의를 방해하는 것이 있을 수 있느냐”며 “조 위원장이 그것을 방치 내지는 하도록 했다고 생각하는데 해명하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조 위원장은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이 (해당)자료를 요청해서 다른 모든 위원에게 배포하라고 했을 뿐”이라 해명했다. 조 위원장은 당시 속기록을 보여주면서 “최 의원이 ‘위원장이 기재부를 통해 (담뱃세 자료를) 나눠주시면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해 ‘좋은 말씀’이라고 했다”며 독단적으로 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재부는 검증도 안 된 자료를 국회에 제공했다”며 책임을 돌렸다.
질의에 나선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기재위 관계자에게 “해당 자료를 어디서 받아서 위원석에 배포했나”며 “위원장에게 지시를 받았는지 왜 대답을 못하냐”고 꾸짖었다. 이에 기재부 관계자는 “당초 기재부가 배부하는 자료에 해당 자료가 들어가 있지 않았다”며 “준비 과정이 정확하지 않아 확인해보겠다”고만 말했다.
기재위는 자료제출 진실공방에서 담뱃세 인상문제로 화제를 옮겼다. 조 위원장은 담뱃세 인상과 관련, “국민 건강은 온데간데 없고 세금 거두는 데만 혈안이 돼서 국민들 원성이 자자하다”며 “2년 전에 정치권에서 견제했으면 담뱃값 인상이 됐겠느냐. 책임 방기다”고 비난했다. 이에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지금 담뱃세 인상 소회를 가지고 이야기하면 뭐가 의미있나”며 “문제제기한 자료 문제는 확인해서 누구로부터 시작했는지 밝혀서 위원께 말해달라”고 강조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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