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우버, 카풀로 한국시장 다시 노크…차선책 '우버쉐어' 통할까

입력 2017-09-21 14:57   수정 2017-09-21 15:33

카풀 중개 서비스 '우버쉐어' 출시…서울 강남구부터 시작
기존 카풀 앱과 차별점 없어 안착은 미지수




세계 최대 차량 공유 업체인 우버가 카풀 중개 서비스 '우버쉐어'로 국내 시장 문을 또 한 번 두드린다. 그동안 수차례 한국 공략을 시도했던 우버가 이번에는 아예 국내 맞춤형으로 '한국판 우버'를 가지고 왔다.

그러나 국내 카풀 앱(응용 프로그램) 시장은 이미 토종 업체들 간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라 우버쉐어가 안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에서는 '풀러스', '럭시' 같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카풀 중개 앱을 운영하고 있다.

우버는 21일 서울 중구 정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 강남구에서 우버쉐어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겉보기에 우버쉐어는 국내 기존 카풀 앱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실시간으로 카풀 차량과 탑승자를 매칭해주는 기능이 핵심이다. 평일 출퇴근 시간대(오전 6~10시·오후 5시~자정)로 이용 시간을 제한한 점도 같다. 택시보다 저렴한 비용은 등록해놓은 신용카드로 자동 결제된다. 예상 요금은 강남역에서 광화문까지 9000원, 판교까지 1만원 안팎이다.

우버쉐어는 기존 우버 앱에서 전용 아이콘을 눌러 사용할 수 있다. 요금은 전체 이동 거리 및 서비스 이용 시간을 기반으로 산정된다. 기본료 1500원부터 시작하며 1분당 50원의 운행 시간 요금과 km당 450원의 운행 거리 요금을 합산한다.

우버쉐어 드라이버는 운전면허증과 자동차등록증, 보험가입 및 재직 증명 자료 등을 제출하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우버는 안전한 카풀 문화 정착을 위해 안심 메시지 전송과 운전자·탑승자 상호 평가 시스템도 도입했다.

우버쉐어는 국내에서 일반차량 호출 서비스 '우버엑스'를 운영할 수 없는 우버가 꺼낸 차선책이다. 국내에서 우버는 '우버블랙(고급택시)' '우버트립(대절택시)' '우버이츠(음식배달) 등을 서비스 중이다. 다른 나라에서 주력하고 있는 우버엑스는 불법 논란에 발이 묶여있다. 국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 자가승용차량의 유상운송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법은 출퇴근시 차량 공유는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이 점에 주목한 국내 스타트업들은 지난해부터 카풀 앱을 선보여왔다. 2015년 국내에서 우버엑스를 중단했던 우버는 2년 만에 같은 전략을 취해 돌아온 셈이다. 우버쉐어가 출시된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에 맞춰 나온 서비스인 만큼 현재로서는 다른 나라 출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우버쉐어의 성공 여부를 점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기존 카풀 앱들과 비교해 뚜렷한 차별점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버가 지난달 국내에서 선보인 우버이츠도 기존 음식 배달대행 서비스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브룩스 엔트위슬 우버 아태지역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우버쉐어는 한국, 서울을 위한 우버인 셈"이라며 "서비스를 사용해보면 전세계 600여개 도시에서 차량 공유 서비스를 운영해온 우버의 노하우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버가 해외에서 고전 중인 곳은 한국뿐만이 아니다. 우버는 지난해 중국에 이어 올해 러시아 시장에서 현지 업체에 밀려 사업을 철수했다. 엔트위슬 CBO는 "아시아는 상당히 중요한 시장이라 나라별 정책팀과 비즈니스팀을 따로 마련하고 있다"며 "나라별 규정을 준수하면서 기회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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