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새 관찰기
[ 심성미 기자 ]
![](https://img.hankyung.com/photo/201709/2017092117601_AA.14793824.1.jpg)
![](http://img.hankyung.com/photo/201709/2017092117601_AA.14794745.1.jpg)
호사비오리는 머리의 긴 댕기와 선명한 붉은색 부리, 옆구리에 용을 닮은 비늘 무늬가 있는 화려한 생김새의 물오리다. 지구상에 1000마리도 채 남지 않은 멸종위기종이다.
“호사비오리 새끼가 알을 깨고 나와 물가로 나가는 장면을 포착하려고 매년 백두산에 갔지만 늘 기회를 놓쳤어요. 지난해 사진 찍는 데 성공하기까지 6년이나 걸렸습니다. 그동안 쓴 경비만 2000만원이 넘네요.”
책은 글보다 사진에 방점이 찍혀 있다. 다른 새보다 경계심이 많은 호사비오리 사진을 제대로 찍기 위해 1주일간 은신하다시피 물가에 몸을 숨겨야 했다. 박 작가는 호사비오리가 서식지로 오고 있다는 제보를 받으면 새가 도착하기 전 강가에 위장막을 치고, 위장막 안에 군복처럼 알록달록한 위장텐트를 설치한다. 그 속에 숨어 카메라와 쌍안경을 들고 새가 가까이 올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는 게 박 작가의 촬영 방법이다.
“원하는 한순간의 사진을 얻기 위해 무한정 기다리는 것 말고는 다른 수가 없더군요. 한순간의 사진을 찍기 위해 몇 시간이고, 며칠이고 기다리는 게 오히려 즐겁게 느껴집니다.”
호사비오리를 따라다니던 중 그의 가슴이 가장 뛰었던 때는 호사비오리 새끼가 8m 높이 둥지에서 떨어져 물가로 나가는 모습을 6년 만에 포착했을 때다. “사람이 떨어져도 다칠 가능성이 있는 높이잖아요. 물가로 가기 위해 알을 깨고 나오자마자 땅으로 툭 떨어져 기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의 생명력이 대단하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그의 최종 목표는 국내에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것이다. “38선을 넘나들며 백두산에서 부화해 한국에서 월동하는 새들에 관심이 많아요. 제 작업이 국내에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데 좋은 경험과 자료가 될 거라고 봅니다. ”(356쪽, 3만5000원)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기업의 환율관리 필수 아이템! 실시간 환율/금융서비스 한경Money
[ 무료 주식 카톡방 ] 국내 최초, 카톡방 신청자수 33만명 돌파 < 업계 최대 카톡방 > --> 카톡방 입장하기!!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