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소상인들도 반대하는 마트 일요휴무, 계속할 이유 없다

입력 2017-09-22 18:02  

외식업중앙회와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등 중소상인 단체들이 그제 전국의 모든 대형마트 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옮기자는 제안을 내놨다.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며 정부가 시행 중인 대형마트 일요일 의무휴무제가 오히려 주변 상권을 위축시킨다는 판단에서다.

오호석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상임대표는 “효과는 별로 없고 소비자 불편만 가중됐다”며 “대형 유통사업자들과 상생협약을 맺고 평일 휴무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상생협약에 개인슈퍼마켓 등이 참여하지 않았지만, 중소상인들이 대형마트 규제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급속하게 팽창하는 온라인 쇼핑에 맞서, 중소상인들 사이에서 오프라인 매장들이 손잡고 지역 상권을 키워야 한다는 공감대가 서서히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동 인구가 많은 휴일을 피해 평일을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로 지정한 지방자치단체는 2012년 3곳에서 올해 8월 말 현재 26곳으로 늘었다. 거의 대부분 지역 중소상인들이 지자체에 요청했다.

정부와 국회는 이참에 ‘대형마트 영업규제 영향평가’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골목상권 보호, 일자리 창출, 소비자 편익, 유통산업 발전 등을 분야별로 꼼꼼히 따져 정책에 반영할 때가 됐다. 하지만 국회에 계류 중인 30여 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규제 일변도여서 우려스럽다. 월 2회로 돼 있는 의무휴업을 월 4회로 확대하고, 대규모 점포 개점시 등록제를 허가제로 전환하자는 법안들이 대표적이다. 정부와 여당은 한술 더 떠 내년부터 복합쇼핑몰마저 월 2회 휴무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까지 내놨다.

아무리 강력한 골목상권 보호방안을 내놔도 소비자들이 외면하면 효과가 없다. 지금까지의 대형마트 영업규제는 변화된 소비자 요구와 유통산업 흐름과도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쇼핑과 외식, 레저를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소비 성향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유통사업자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인다고 골목상권이 살아나지는 않는다. 유통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서비스산업 발전과 상권의 진화를 가로막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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