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오 출시가 왜 자꾸 연기되는지 답답하다", "더 못 기다리겠다. 다른 차를 알아봐야 겠다."
소형차 클리오(르노)가 내년 초에 나올 수 있다는 소식에 대한 네티즌 반응이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올해 출시 예정이라고 밝힌 클리오가 2018년으로 국내 출시 시기가 연기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25일 자동차업계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르노삼성이 르노 본사로부터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기간에 클리오 물량을 올해는 한국으로 줄 수 없다고 확인했다는 것이다.
유럽 시장은 소형 해치백이 인기 있는데 클리오가 유럽에서 너무 잘 팔려 한국으로 배정할 물량이 현재로선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빨라봤자 연말, 늦어지면 내년은 돼야 클리오 판매가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르노삼성은 연초부터 클리오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박동훈 사장은 신년 간담회에서 클리오를 소개하며 상반기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서울모터쇼에선 올 여름 판매를 앞둔 신차로 출품돼 관람객들에게 미리 보여줬다. 이후로도 출시 시점은 9월로 늦어졌다가 10월로 또 연기됐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선 아예 내년 초로 미뤄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완성차 회사가 신모델 계획을 짜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장에 통보한 출시 날짜보다 몇달 정도는 늦어지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대외적으로 신차 출시 시기를 밝히지 않았다면 문제 될 것도 없다. 애초 차를 기대리는 고객들도 없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나온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신차가 반복해서 출시 일정이 지연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문제는 고객과의 약속이다. 업체가 낸다던 차를 날짜에 맞춰 공급하지 않으면 수개월 기다린 소비자는 등을 돌리기 마련이다. 르노삼성은 올 한해 반복해서 클리오를 대외적으로 홍보해 왔다. 만일 클리오가 연내 판매를 하지 못한다면 '2017년 자동차업계 웃음거리'로 남을 수 있다.
모든 일에는 시기가 있다. 자동차 업체들의 신차 출시도 예외는 아니다. 시장이 필요로 할 때, 제때 나오지 않으면 신차 효과는 반감되고 차를 기다리던 소비자는 다른 차로 마음이 떠나기도 한다.
쌍용자동차가 2015년 티볼리를 출시해 시장에서 놀라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시기를 잘 맞췄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당시만 해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디젤' 공식이 시장에 자리잡아 가솔린 SUV를 소비자에게 먼저 어필하는 것은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쌍용차는 저유가 시기를 맞춘 가솔린 차량의 '저가 공세'로 티볼리를 시장에 안착시켰다. 2000만원이 넘는 디젤이 아닌 1700만원대에서 시작하는 가솔린 소형SUV를 선보여 소비자 관심을 유도했다. 지금도 티볼리는 가솔린 모델이 디젤보다 더 팔린다.
클리오는 아반떼나 i30보다 작은 소형차여서 가뜩이나 국내 수요가 많지 않은 차다. 클리오가 판매 시기를 잡지 못하는 동안 현대·기아자동차의 코나와 스토닉이 나오면서 소형SUV 시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금 클리오는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적기를 놓치고 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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