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통화정책 이벤트(9월 FOMC)가 지나갔지만, 북한과 미국 간 사상 초유의 설전(舌戰)이 오가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폭이 커졌다. 이번 주말부터 최장 10일간(9월30일~10월9일) 추석 연휴도 시작돼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깊어졌다.
증시전문가들은 하지만 "이익 개선이 확실한 정보기술(IT)과 유럽 경기의 수혜주(株)인 자동차에 투자해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연휴 직후부터 3분기 실적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류용석 KB증권 시장전략팀 연구원은 25일 "지난주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회의(FOMC) 이후 글로벌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줄어든 데다 소재 업종의 이익 증가와 함께 반도체 업종이 주도주로 돌아오는 등 증시 환경이 좋아졌다"면서도 "다만 북한발(發) 리스크는 주변국 간 정치적·경제적 이해관계로 쉽게 매듭지어질 가능성이 낮아 국내 증시의 '할인 거래'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했다.
그래도 IT의 주가 강세는 유효하다는 것. 류 연구원은 "미국의 자본지출, 특히 IT 자본지출의 증가를 반영할 경우 반도체 등 기술주의 주가 강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도 긴 추석 연휴가 투자에 부담 요인이지만, IT로 '쏠림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9월 FOMC 이후 나타나고 있는 코스피(KOSPI)의 변동성 확대 양상은 주식 비중을 늘릴 수 있는 기회"라며 "Fed의 긴축 스탠스는 미국 경기 회복에 바탕을 두고 있고 글로벌 경기 회복과 이익 개선세가 여전히 유효해 주목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통화정책의 방향성이 긴축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서 당분간 투자 시 '선택과 집중' 전략이 유리하다"며 "이전과 같은 유동성 확장을 기대하기 어렵고 달러화와 채권금리의 방향성 전환에 대한 경계심리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긴 연휴 탓에 코스피의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겠지만, IT 등 실적 모멘텀이 강한 종목을 선점하는 기회로 활용할 것을 이 연구원은 권했다.
IT주와 함께 연휴 전 관심을 둘 업종으로 자동차가 꼽혔다. 3분기 실적이 기저효과 덕에 긍정적인 데다 유럽쪽 수출이 개선되고 있어서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럽의 경기 모멘텀이 선진국 가운데 가장 탄탄하다"며 "유로화도 달러당 1.2유로까지 오르는 등 강세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9월20일까지 잠정 수출액은 전년 대비 31.1% 늘어난 300억달러. 품목별로는 자동차가 전년보다 75.8% 증가했으며 지역별로는 유럽연합(EU)쪽 수출이 4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은 최근 주식시장에서 소외됐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수출데이터를 통해 볼 경우 유럽을 중심으로 자동차 수출이 개선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 유럽쪽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2% 내외로 높지는 않지만, 경기 민감재로서 유럽 경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을 뿐만 아니라 환율 측면에서도 투자 시 고려해 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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