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홍채 대신 '페이스 ID'
얼굴 3만개 구역 나눠 식별
증강현실 기능 한층 강화
하늘 비추면 별자리 보여주고 거실 가구배치 쇼핑 앱도 나와
최고 150만원 가격이 관건애플
[ 송형석 기자 ] 애플이 지난 12일 공개한 아이폰 출시 10주년 제품 ‘아이폰X’의 특징은 ‘페이스ID’로 불리는 얼굴 인식 기능이다. 지문이나 홍채를 활용해 사용자를 식별하던 종전 방식에서 한 발 더 나아갔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페이스ID의 활용처는 보안만이 아니다. 사용자의 표정 변화와 음성을 읽어들인 뒤 나와 꼭 닮은 동영상 이모티콘을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애니모지(Animoji) 역시 페이스ID 기술로 구현된다. 비싼 가격(64GB 모델이 999달러) 때문에 아이폰X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 중 상당수가 애니모지 때문에 마음을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이 기능의 시장 반응은 호의적이다.
진화하는 이모티콘 기술
페이스ID는 얼굴을 3만 개 구역으로 나누고 각각의 구역에 적외선을 쏘아 빛이 도달하는 ‘깊이’를 재는 방식으로 사용자를 식별한다. 아이폰X 전면부의 ‘트루뎁스 카메라’와 ‘도트 프로젝터’가 사용된다. 식별 오차가 100만분의 1에 불과할 만큼 정확도가 뛰어나다.
페이스ID는 기계학습을 통해 시간의 흐름에 따른 외모 변화에 적응한다. 모자, 안경을 쓰거나 수염을 길러도 문제없이 잠금을 풀 수 있다.
애니모지를 만들 때도 사용자의 얼굴을 식별할 때와 똑같은 과정을 거친다. 사용자의 얼굴에 적외선을 투사해 얼굴 모양과 근육 움직임을 읽어들이는 방식이다. 얼굴에 있는 50개 지점의 근육 움직임을 포착해낼 수 있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스마트폰으로 읽어들인 표정 정보는 기존 이모티콘과 결합, 사용자가 웃으면 따라 웃고 울면 따라 우는 동영상 이모티콘으로 바뀐다.
시장에서는 애니모지를 새로운 의사소통 수단으로 평가하고 있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이모티콘 목록을 뒤지는 수고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다. 메시지로 보내기 전 실시간으로 만들어진 3D 이모지 애니메이션을 확인할 수 있다. 내 목소리를 녹음한 비디오로도 만들 수 있다. 애플 iOS에서 구현할 수 있는 기존 이모티콘 중 이번에 애니모지용으로 개발된 것은 원숭이, 고양이, 돼지, 똥 등 12개다. iOS11이 적용된 아이폰X의 메시지 앱에서 이용할 수 있다.
증강현실 기능 강화
애플이 새로 공개한 아이폰X과 아이폰8, 아이폰8플러스에서 주목되는 또 다른 기능은 증강현실(AR)이다. 아이폰8부터 새롭게 적용한 A11 바이오닉 칩이 AR에 필요한 유려한 그래픽을 가능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A11을 활용하면 데이터 처리 속도가 25%가량 빨라진다. 신제품에 탑재된 자이로센서와 가속도진동센서 역시 사물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이폰의 AR 기능은 관련 앱을 통해 체험할 수 있다. 낮에 하늘을 향해 아이폰을 올리면 별자리가 나타나는 교육용 앱부터 거실에 가구가 어울리는지 가상으로 배치해 볼 수 있는 쇼핑 앱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나와 있다. 아이폰6s 등 2015년 이후 출시된 애플 기기를 쓰는 이용자들도 iOS11으로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하면 AR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AR 그래픽의 정교함이 신제품보다 떨어진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새로운 아이폰에서 눈여겨볼 또 다른 대목은 디스플레이다. 아이폰X엔 ‘슈퍼 레티나’로 불리는 OLED 화면을 적용해 화질이 한층 더 선명해졌다. 아이폰8과 아이폰8플러스는 종전처럼 LCD를 이용한다. OLED 패널의 가격이 비싸 보급형 제품에까지 적용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2007년 첫 아이폰부터 쭉 유지돼오던 홈 버튼이 10년 만에 사라졌으며 테두리가 거의 없는 ‘베젤리스’ 디자인을 도입한 것도 새로 공개된 제품의 특징으로 꼽힌다.
아이폰X 등 신제품의 성패는 제품에 매겨진 비싼 가격을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애플이 밝힌 아이폰X의 가격은 64GB 모델 999달러, 256GB 모델 1149달러 등이다. 역대 아이폰 중 가장 비싸다. LCD 화면을 적용한 아이폰8도 699~849달러로 만만치 않은 가격을 자랑한다. 이 가격은 부가가치세를 제한 것인 만큼 실제 소비자에게 인도될 때의 몸값은 더 올라간다. 아이폰X 256GB 모델의 국내 판매가격이 150만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쿠퍼티노=송형석 특파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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