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 드라마·영화도 기술성 평가… 대출 보증 크게 늘린다

입력 2017-09-2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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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700억원 지원


[ 문혜정 기자 ] 주로 기술벤처기업의 연구개발(R&D) 자금을 보증해 온 기술보증기금이 영화 드라마 뮤지컬공연 등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 문화콘텐츠사업에서 시나리오, 감독 및 배우의 역량, 마케팅 능력 등을 ‘기술성’으로 평가해 금융회사 대출을 지원해주고 있다.

25일 기보는 올 연말께 부산문화콘텐츠금융센터를 열고 연내 3700억원 규모의 관련 지원 예산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서울문화콘텐츠금융센터를 연 데 이어 지난 8월엔 경기 성남시 판교에 경기센터를 신설했다. 올해 지원 규모는 작년(2809억원)보다 약 30% 늘어났다. 기보는 드라마 ‘군주: 가면의 주인’(MBC) ‘비밀의 숲’(tvN) 등을 기술평가해 제작비 대출을 지원했다. 2020년까지 관련 지원 규모를 연간 5000억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기보가 문화콘텐츠산업의 유·무형 가치를 ‘기술’로 평가해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보증 지원에 나선 것은 문화산업의 잠재 가능성과 높은 경제 파급력 때문이다. 국내 문화콘텐츠산업은 매년 성장을 거듭해 2015년 말 기준 매출 100조원, 수출 57억달러를 기록했다. 아시아에서 3위, 세계에선 7위 수준이다. 반도체 자동차 등 정통 제조업과 비교해 고용유발계수도 두 배 이상 높다.

문화콘텐츠제작사는 대부분 매출 10억원 미만, 종업원 10명 미만의 영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제조업과 달리 작품성이나 흥행 가능성 등 무형의 가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어려워 제도권 금융회사의 자금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기보는 온라인 게임, 방송 드라마, 극장 영화, 방송 애니메이션, 캐릭터, 모바일 게임, 뮤지컬 공연 등 11개 장르별로 전문 평가모형을 개발·구축해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김규옥 기보 이사장은 “문화콘텐츠기업의 신용도나 재무 상황에 얽매이지 않고 센터별로 자체 평가해 우수 콘텐츠를 발굴하도록 전국 인프라를 구축 중”이라며 “문화콘텐츠산업은 생산량이나 종사자 등 산업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높은 부가가치 창출과 고용 확대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미래 성장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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