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단체는 '적폐 세력' 몰려

입력 2017-09-26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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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경련 등 대화상대서 빼
기업 의견 듣는 소통창구 사라져



[ 좌동욱 기자 ]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새로 구성하면서 과거 명단에 있던 전국경제인연합회 몫을 슬그머니 뺐다. 기금운용위원회는 국민들의 노후자금 관리에 최종 책임을 지는 최고의사결정기구다. 그동안 전경련은 총 20명의 위원 중 기업인을 대표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면서 전경련이 ‘적폐 세력’으로 지목되자 정부 부처들이 전경련을 대화 상대에서 제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경련이 관여하는 정부 산하 각종 위원회와 자문기구는 총 50여 곳에 달한다. 문재인 정부 아래에서 전경련의 역할과 위상은 지속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재계는 예상한다.

시민단체와 노조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전경련뿐 아니라 다른 재계 단체에 대해서도 비우호적이다. 사용자 단체를 대변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출범 직후 공개적으로 경고장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비판한 김영배 경총 상임부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사회적 양극화를 만든 주요 당사자로서 진지한 성찰과 반성이 먼저 있어야 한다”는 질책을 당했다.

한국무역협회도 정부의 한 파트너로서 과거보다 못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정부는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수출진흥확대회의’를 벤치마킹해 만든 대통령 주재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없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과 정부를 잇는 소통창구를 맡고 있지만 역할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계 일각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한 기업들의 비판 의견이 정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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