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형 4차 산업혁명 현장] "창업 18년 만에 140명 회사로 성장… 5년내 블록버스터급 신약 나올 것"

입력 2017-09-26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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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서유석 제넥신 대표

"지속형 성장호르몬과 자궁경부암 치료 백신 임상 2상… 사업화 집중"



[ 오경묵 기자 ] “140명의 임직원들이 신약 개발이라는 같은 꿈을 달성하기 위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경상북도, 포항시, 포스텍, 제넥신 등의 노력이 5년 안에 결실을 맺어 블록버스터급 신약이 개발되도록 하겠습니다.”

서유석 제넥신 대표(사진)는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단백질 구조분석을 통해 그동안 개발이 어려웠던 새로운 신약 물질이 도출될 수 있도록 하고, 신약 개발 기간도 단축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999년 성영철 포스텍 교수가 직원 3명의 학내 벤처로 창업한 제넥신은 18년 만에 140여 명이 일하는, 시가총액 9000억원이 넘는 글로벌 바이오벤처기업으로 성장했다. 당시 대학원생이던 서 대표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글로벌 바이오벤처기업 대표로 변신했다.

제넥신은 지난해 말 경상북도, 포항시, 포스텍과 기업들이 참여한 가운데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열린 신약 개발 원년 선포식에서 포스텍과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제넥신이 51%, 포스텍과 벤처캐피털이 49% 지분을 갖는 이 자회사 출범은 포스텍에서 출발한 작은 벤처기업이 글로벌 신약 개발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 대표는 “에스엘포젠의 포항행은 포항과 경북이 바이오신약과 가속기산업으로 새로 도약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포항과 경북에 좋은 기업들이 잇따라 둥지를 튼다면 인재 유출과 기업 이전의 악순환이 사라지고 포항이 첨단신약 도시로 변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넥신이 이룬 최근 성과는.

“제넥신은 연구개발, 임상 및 사업화에 매진하고 있다. 사업화에 집중하고 있는 두 가지 파이프라인은 지속형 성장호르몬과 자궁경부전암 치료 DNA 백신이다. 지속형 성장호르몬 신약은 성장호르몬 결핍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서 기존 1일 1회 투여 치료제와 비교할 때 월 2회 투여해도 비슷한 키 성장을 보임을 확인했다. 자궁경부전암 치료 DNA 백신은 임상 2상에서 기존 타 경쟁제품 대비 우수한 전암 치료 효능을 입증했다.”

▶제넥신과 포스텍 합작회사는 어떤 기업인가.

“제넥신과 포스텍은 실제적 산학협력을 통해 포항에 바이오산업 허브를 구축하고자 작년 12월 에스엘포젠을 설립했다. 에스엘포젠은 플라즈마 DNA를 기반으로 한 신약 개발 서비스 및 생산 전문기업이다. 포스텍 내에 건립 예정인 바이오이노베이션센터에 자체 GMP(우수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설비 등 생산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 및 공정 개발 역량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바이오 신약 개발 서비스 및 생산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세계 세 번째로 포항가속기연구소의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준공됐다. 신약 개발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단백질 치료제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여러 도구들이 이용된다. 그중 강력한 방법은 단백질 구조 분석을 통해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의 기능 및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동안 포항 3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통해 구조 분석을 했지만, 기존 제약 기술은 단백질 특성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단백질 결정화 없이 세포막에 있는 단백질 한 개만으로도 구조 분석이 가능하다. 약물의 작용 기전을 정확하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통해 기업들이 치료 단백질의 구조 분석, 치료 단백질 및 타깃 수용체와의 결합 구조를 통한 작용 기전 분석, 결정화 구조 분석과 신규 치료 단백질 발굴, 치료 단백질의 다이내믹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다양한 구조 분석을 통해 작용 기작 및 원리를 쉽게 알 수 있다면 한국만의 독창적인 신약 원천기술 개발이 가능하다고 본다.”

▶신약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과제는.

“신약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대학 및 연구소는 연구에 매진해야 한다. 단순히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연구 분야보다 신약 개발에 도움을 줘 인류의 건강 증진을 위해 활용될 수 있는 기술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원천기술의 신규 성과와 기전확인을 통한 과학적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에게 사용되는 약이 될 수 있는지 여부다.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다든지, 약을 만들기 매우 어렵다면 신약 개발을 위한 원천기술로서의 가치는 떨어진다.”

▶신약 개발 분야에 경상북도와 포항시 또는 포스텍의 강점은.

“대학과 지방자치단체 간 긴밀한 협력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는 점이다. 포스텍은 지난 수십 년간 생명공학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바탕으로 연구 인프라를 확대하고 연구 역량을 확보해왔다. 신약 개발의 경쟁력은 바로 연구개발 역량에서 나온다.”

포항=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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