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든 빼빼로 맛?

입력 2017-09-27 18:22  

롯데제과·IBM 왓슨
1천만여개 소비자 반응 빅데이터 분석 맛 찾아
깔라만시+초콜릿 추천…빼빼로 신제품에 반영



[ 이유정 기자 ] “상큼한 칼라만시와 달콤한 초콜릿의 조합이 뜬다.”

롯데제과가 IBM 인공지능(AI) 컴퓨터 왓슨과 함께 새롭게 찾아낸 맛이다. 이 시스템은 식품 관련 8만여 개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된 1000만여 개의 소비자 반응과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의 정보를 수집했다. 이 정보를 AI가 분석하고, 찾아낸 조합이 칼라만시와 초콜릿.

롯데제과는 AI의 도움을 얻어 만든 신제품 ‘빼빼로 깔라만시 상큼요거트’와 ‘빼빼로 카카오닙스’를 출시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제과업계 처음으로 AI를 활용한 신제품 개발 사례다.

‘빼빼로 깔라만시 상큼요거트’와 ‘빼빼로 카카오닙스’는 둘 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칼라만시는 동남아시아 전역에 분포하는 라임류 열매로, 비타민C와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최근엔 디톡스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카카오닙스는 카카오 열매를 그대로 발효해 로스팅한 알갱이다. 노화를 늦춰주는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이 많이 들어있다. AI를 활용한 첫 번째 제품인 만큼 제품 포장지에 AI 심볼과 제품이 개발된 과정도 그림으로 표현했다. 가격은 편의점 기준으로 빼빼로 카카오닙스가 1200원, 빼빼로 깔라만시 상큼요거트가 1500원.

롯데제과는 작년 12월부터 IBM과 손잡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맛, 소재, 식감 등의 잠재적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트렌드 분석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롯데의 AI 분석시스템이 기존 빅데이터 분석과 다른 가장 큰 차이는 단어 간 ‘상관관계’와 ‘추세값’ 분석이 가능한 것이다.

기존 분석이 A라는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몇 %인지, 연관 단어로는 무엇이 많이 언급됐는지 등을 찾는 데 그쳤다면, 이 시스템은 많이 언급되는 단어 사이에 최고의 조합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판단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기존에 마케팅 상품개발자들이 시장조사를 하면서 트렌드를 주관적으로 판단하고 제품 개발에 반영했던 역할을 AI가 대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마케터들은 상큼한 맛과 초콜릿이 어울릴 것이란 생각을 못했지만 AI가 추세분석 등을 통해 새로운 맛을 찾아냈다”고 덧붙였다.

AI는 데이터 1000만여 건을 노출 빈도, 관련성 등 항목별로 분석해 식품, 과자, 초콜릿 등의 카테고리별로 분류했다. 일반 식품과 연관해서는 맥주 치즈 고추 등이, 초콜릿과 연관해서는 헤이즐넛 딸기 코코아 카카오닙스 칼라만시 등이 인기를 끌 조합으로 꼽혔다고 롯데는 설명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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