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테마주는 '잘 짜인 각본'이었다

입력 2017-09-28 18:12  

반기문 동생 영입해 주가 부양…"문재인 대통령 잘 안다" 거짓 소문 유포

금감원, 에스와이패널 대표 등 대선테마 생산한 일당 대거 적발



[ 김우섭 기자 ] 코스닥 상장사 에스와이패널은 작년 9월6일부터 한 달 동안 210.2% 올랐다. 영업이익이 전년(150억원)에 비해 30% 이상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투자자들은 개의치 않았다.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100배를 훌쩍 넘겼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동생 반기호 씨를 부회장으로 영입했다는 이유로 ‘대선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가 급등은 “회사 측의 잘 짜인 각본이었다”는 게 금융감독원의 설명이다. 이 회사 A대표는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던 지분 23.0%를 팔기 위해 반 부회장을 영입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반 부회장은 이 회사에서 특별한 업무를 맡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주가를 띄운 뒤 고가에 팔 목적으로 투자자를 속였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혐의로 A대표를 검찰에 고발하고 이 회사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금감원은 올해 1월부터 19대 대선 관련 정치 테마주 147종목의 불공정거래 혐의를 조사한 결과 에스와이패널 등 33개 종목과 관련된 33명을 적발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이들이 취한 부당이득 금액은 총 157억원으로 금감원은 추산했다. 금감원은 이 가운데 3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26명은 수사기관 통보했다.

대선 테마주는 연관된 대선 후보의 당선 기대감이 커지면 과열 양상을 보이다가 선거를 앞두고 폭락하는 패턴을 나타냈다. 테마주 랠리에 뒤늦게 뛰어든 투자자는 상투를 잡아 큰 손해를 봤지만 시세 조종 세력은 거액의 이득을 챙겼다.

에스와이패널은 최대주주 A대표가 1만원을 밑돌던 주가가 3만원을 넘기자 차명주식 257억원어치를 매도했다. A대표가 주식을 내다 판 뒤 주가는 다시 1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금감원은 A대표가 101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에스와이패널 관계자는 “반 부회장은 태양광 부문 신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영입한 인사”라며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팍스넷 등 유명 주식 관련 사이트를 통해 각종 대선 테마를 생산한 일당도 대거 적발됐다.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됐던 현우산업이 대표적이다. B씨는 문병선 현우산업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과 남평문씨 문중 행사에서 같이 사진을 찍었다는 거짓 소문을 퍼뜨렸다. 유명 포털사이트의 증권 관련 게시판, 카페, 블로그뿐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정보 유통 경로도 다양했다.

이 사실이 알려진 뒤 2000원대였던 이 회사 주가는 한때 4700원까지 올랐다. B씨는 이 과정에서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해 2500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 금감원은 그를 풍문 유포를 통한 불공정 거래 혐의로 수사기관에 넘겼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자동 매매 시스템을 설치해 대선 테마주 1~2주씩을 계속 사고파는 ‘단주 매매’를 한 투자회사 두 곳도 적발됐다. 테마주의 주가 상승 동력이 주춤해질 때 단주 매매를 통해 개미들 자금을 다시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각각 5억2100만원과 1400만원의 차익을 올렸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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