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일찍 찾은 덕분에
2~3년 걸리던 대형 산재 보상 1주일 만에 합의 끌어내
[ 고경봉 기자 ] “고용노동부는 태생적으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조직입니다.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이럴 때 해결책은 항상 현장에 있습니다.”
28일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는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의 ‘현장 사랑’이 화제가 됐다. 포럼에 앞서 연 티타임에서 “그렇게 돌아다니는데 현장에 가면 주로 무엇을 하나”, “체력 유지 비결이 무엇이냐”는 등 참석자들의 질문이 이어지기도 했다.
김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노동 현안이 생길 때마다 전국 지방을 찾아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8월20일 STX조선해양 폭발사고로 4명의 근로자가 사망했을 때 김 장관은 TV를 보다가 곧바로 집을 나와 창원 가는 기차표를 끊었다. 같이 가기로 한 차관과 담당 국장보다 한 시간 먼저 현장에 도착한 김 장관은 STX조선해양 사측과 책임문제를 협의하고 병원으로 가 유가족을 위로했다. 김 장관은 “대형 산업재해 사고가 나면 사측과 유가족이 보상을 합의하는 데만 2~3년이 걸리곤 하는데 고용부 장·차관이 현장을 찾은 덕분에 1주일 만에 보상이 이뤄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또 “당시 STX조선해양은 막 완성된 배 두 척의 시운전을 해야 했는데 특별근로감독 기간에는 조업중지를 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납기일을 못 맞출 뻔했다”며 “이 역시 장·차관이 현장에서 의견을 듣고 STX조선해양의 조업 재개가 허용됐다”고 전했다. 공무원들이 이렇게 직접 현장을 돌면 노측과 사측 모두에게 윈윈(win-win)이 되는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장관은 “건강 관리는 누구보다 자신있다”며 “물 많이 먹고, 많이 걷고, 끼니를 놓치지 않는 게 노하우”라고 했다. 하지만 전국을 돌다 보니 끼니를 거를 때도 많고 기차에서 도시락이나 샌드위치로 때우는 경우도 다반사다. 김 장관은 “장관도 먹고살려고 하는 일인데 정작 장관이 되니 굶고 다닌다”며 웃음을 보였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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